▶ 대만 총통선거 D-10
▶ 민진당 라이칭더 박빙 우위 불구 국민당 허우유이 막판 추격 양상
▶20% 육박 중도층 변심 최대 변수, 투표 비관적 청년층 참여도 관건

지난해 12월 23일 대만 신주에서 열린 선거를 앞둔 선거 운동에서 대만인민당(TPP) 총통 후보 코원저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양안(중국과 대만)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
“민진당이 집권하면 평화는 멀어지고 전쟁은 가까워질 것이다.”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제16대 대만 총통선거(1월 13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러시아의 대선, 인도 총선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2024년 치러질 굵직한 선거 중에서도 대만 선거는 유독 눈길을 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중국의 숙원인 ‘대만 통일’ 시나리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향후 미중관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도는 뚜렷하다. 약 1,900만 명의 대만 유권자가 ‘친(親)미국 성향 집권 민진당을 택하느냐’, ‘친중국 성향 국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택하느냐’다. 민진당이 차이잉원 현 총통에 이어 정권을 재창출할 경우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반대로 국민당이 정권을 교체한다면 중국은 안도하겠지만 대만해협을 지키기 위한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는 높아질 수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지 속에서 대만 중도층과 청년층 유권자가 이번 선거를 결정지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판세는 민진당 라이칭더·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각각 1, 2위를 달리고 중도 성향 커원저 민중당 후보가 3위를 이어가는 ‘2강 1약 구도’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 지지율 추이를 꾸준히 발표해온 대만 현지 매체 미려도전자보의 가장 최근 여론조사(지난달 27~29일 실시) 결과, 민진당 라이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9.6%로 국민당 허우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28.5%)에 11.1%포인트를 앞섰다. 민중당 커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18.9%로 3위에 머물렀다.
물론 대만 TVBS방송이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라이 후보가 33%의 지지율로 허우 후보(30%)와 겨우 3%포인트 차이의 ‘불안한 선두’를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론조사 추이를 종합하면, 일단 라이 후보의 신승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변수는 중도층 표심이다. 이미 당선권에서 멀어진 3위 커 후보 지지층이 ‘사표 방지’를 위해 선거 당일 허우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도 있다. 커 후보가 중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유세 기간 집권 민진당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온 점,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이미 지난해 11월 허우·커 후보 간 야권 단일화를 시도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허우 후보가 막판에 커 후보의 표를 흡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라이 후보의 꾸준한 우위에도 불구하고 20%에 육박하는 중도 표심의 ‘변침’ 여부를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가 당선될지에 따라 양안·미중관계는 180도 달라질 전망이다. 라이 후보는 “이미 세계는 대만을 보았고, 대만을 받아들였다”(지난달 28일 2차 정견 발표)며 대만의 독립주의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허우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전쟁과 평화 간의 선택”(지난달 20일 1차 정견 발표)이라고 말했다.
실제 라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의 대만 통일 계획은 더욱 강경 노선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침공 시나리오를 공표했다. 이는 “반중·독립주의 성향의 민진당이 2024년 재집권할 경우를 상정한 경고였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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