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진보당이 12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지만 라이칭더 차기 정부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여소야대’ 형국에서 국정을 꾸려나가야 한다. 현 차이잉원 정부의 8년 집권기 동안 쌓인 피로감과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결과다. 어느 정당도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2030층 표심을 잡은 제2야당 민중당은 ‘캐스팅보트’로서 그 어느 때보다 존재감이 커졌다. 현지에서는 거대 양당 중 민중당을 성공적으로 끌어들이는 정당이 정치적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커원저 민중당 주석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은 13일 실시된 제11대 입법위원 선거에서 51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 의석수(총 113석 중 57석)를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 기존 61석에서 10석이나 잃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의석수를 기존 38석에서 52석까지 늘리며 다수 정당 자리를 꿰찼다. 2석을 확보한 무소속 위원들이 친 국민당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54석을 차지한 셈이다. 제2야당인 민중당 역시 3석을 추가로 얻어 총 8석을 확보하는 등 약진했다.
거대 양당이 입법원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데 실패면서 제2야당인 민중당은 정책 결정권을 쥔 소수당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총통 선거에서 예상밖의 두각을 드러내며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낸 커 후보와 입법위원 선거에서 22.07%를 득표한 민중당을 진정한 승리자로 평가하고 있다. 커 후보는 선거 결과 발표 후 “이번 선거가 거대 양당 이외 다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시켜줬다”며 “대만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중당이 향후 어느 정당의 편에 서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 주목이 쏠린다. 민중당이 2030층의 지지 기반을 튼튼히 구축하고 있다는 점 역시 청년층의 지지세가 약한 민진당과 국민당이 민중당과 협력을 다질 필요성을 높인다.
민중당은 다음 달 입법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주요 발언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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