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2023년 가을 ‘미국의사협회’(AMA)의 닥터 제시 에런펠드 회장은 ‘전국 프레스클럽’에서 연설을 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의사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후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나를 돌보아줄 의사가 없다고 상상하면 아찔할 것이다.
미국 내 의사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 차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골 지역은 원격으로 라이브 화상채팅을 통해 진료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텔레메디신’(telemedicine) 방식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가장 취약하다. 또한 의사 부족 현상은 전국의 메디컬 스쿨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래에 의사가 될 의과대학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멘토링을 제공할 의사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센스를 취득한 의사에 대한 수요는 항상 높다. 그런데 미국의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2034년까지 심지어 의사 수요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미국인들은 메디컬 스쿨들이 더 많은 의사지망생을 받아들이면 의사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세계적인 데이터 및 비즈니스 지능 플랫폼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1월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의사는 110만명을 약간 웃돈다. AMA에 따르면 라이센스를 취득한 수만명의 의사들은 환자 케어보다 티칭과 리서치, 행정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또한 ‘전국 커뮤니티 헬스센터협회’(NACHC)에 따르면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미국인의 30%가 중요한 의료 서비스를 주치의로부터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의사가 부족하니 메디컬 스쿨도 골치가 아프다. 쉽게 말해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직 의사가 부족하면 의사지망생들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전문인 숫자가 제한된다. 미국에서 메디컬 닥터(MD)나 DO(Doctor of Osteopathic Medicine) 학위를 수여하기 위해 인가 받은 메디컬 스쿨은 200곳 미만이다. 그래서 메디컬 스쿨에 등록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늘리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쟁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테네시주 ‘미해리 메디컬 칼리지’(Meharry Medical College)의 건강정책센터장인 덱스터 새뮤얼스는 의과대학 합격생을 늘리는 아이디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더 많은 학생을 합격시키면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모든 메디컬 스쿨 학생은 병원 세팅에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의사가 부족한 마당에 메디컬 스쿨 등록생 수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미국 메디컬 스쿨 지원자 중 절반이 안되는 숫자만 매년 합격하며, 이들은 복수의 메디컬 스쿨에 원서를 제출한다. 텍사스 A&M 메디컬 스쿨 학장인 에이미 웨어는 미국의 의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메디컬 스쿨 학생을 증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메디컬 스쿨을 졸업하고 나면 레지던시와 펠로우십 등 추후 거쳐야 할 GME라는 단계가 있는데 메디컬 스쿨 학생들을 증원하면 이 단계의 통로가 너무 좁아 지기 때문이다.
‘미국 메디컬 칼리지 협회’(AAMC)에 따르면 레지던시 및 임상훈련 자리가 메디컬 스쿨 등록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레지던시를 마치지 않으면 메디컬 스쿨을 졸업해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연방의회가 제정해 199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GME 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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