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주지사 방한
▶ 세아그룹, 1억불 규모 공장 건설
▶삼성도 투자액 440억불로 확대
▶텍사스는 인센티브 등으로 화답
▶애벗 주지사 “하이닉스도 눈독”
한국을 방문 중인 그레그 애벗 미국 텍사스 주지사가 또다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에 이어 철강까지 한국 공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텍사스주는 한국 기업의 생산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텍사스주가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 기업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애벗 주지사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아그룹의 투자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세아그룹이 텍사스주 템플시에 1억 10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설립하고 100개가 넘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텍사스에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 공장을 만든다. 4월 현지에 특수합금 생산 법인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를 세웠고 템플시에 45에이커(약 5만 5000평)의 부지도 마련했다. 텍사스는 세아의 움직임에 91만 달러(약 12억 원)의 인센티브 지원으로 화답했다. 세아 관계자는 “템플시는 대도시권 사이에 위치해 물류 인프라 구축에 우수한 입지에 있다”며 “세제 및 인센티브 지원 혜택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공장 부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에는 스페이스X를 비롯해 블루오리진·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등 미국의 주요 우주항공 기업 등이 모여 있기 때문에 세아가 현지 공급망을 확장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합금은 탄소강 및 스테인리스강 등 기존 특수강 대비 높은 내열성, 내식성(부식 저항력) 등을 지녀 주로 우주^항공^방산, 발전용 터빈 및 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쓰인다. 세아는 스페이스X에 특수합금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벗 주지사는 8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시설인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았다. 그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접견한 뒤 평택 공장 시설을 둘러보고 브리핑을 받았다. 삼성은 텍사스 오스틴시에 이어 인근 테일러시에도 170억 달러(약 23조 5000억 원) 규모의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한국은 텍사스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투자액 1위 국가로서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들이 텍사스주 전역에 핵심 투자를 하고 있다”며 “(삼성이) 사업 파트너가 아닌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텍사스 반도체 시설에 대한 투자액을 440억 달러(약 61조 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은 물론 지난해 6월 텍사스주에서 별도로 발표한 칩스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미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8조 9940억 원)의 투자 보조금을 받았고 텍사스에서도 기금을 통해 별도 지원을 받는다. 애벗 주지사는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용 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애벗 주지사는 SK하이닉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는 “우리는 SK하이닉스에도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 주의 지원 규모나 정책들을 보면 결국 텍사스에 이끌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SK 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주에 AI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며 북미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이번 방한에서 SK그룹과 관련해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와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를 면담했다.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충전기 시장 1위인 SK시그넷은 앞서 지난해 7월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총 37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신축해 연간 1만 기의 초급속충전기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애벗 주지사는 공장 설립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고 유 부회장은 협력 관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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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유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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