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아침 불길 치솟아
▶ 인근 업소들도 재산피해
▶“노숙자들 침입이 원인”

14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LA 한인타운 8가 구 동일장 건물에서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종하 기자]
LA 한인타운 8가의 구 동일장 건물에서 14일 아침 대형 화재가 발생해 건물 내부가 전소되고 주변 상가들이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인근 업주들은 건물 내 비어있는 유닛에 1년여 전부터 노숙자들이 침입해 거주하고 있었다며,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LA시 소방국(LAFD)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3분께 한인타운 8가와 호바트 북동쪽 코너에 위치한 빈 건물인 구 동일장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134명의 소방대원들이 출동, 53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는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며 검은 연기가 치솟아 수마일 밖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소방대원들은 건물 내부를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진화작업을 펼쳤지만, 건물 붕괴 우려로 건물 내에서 철수하고 외부에서 진화작업을 진행했다. 건물 내부와 지붕은 이전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타 무너졌다. 또 인접 상가의 2개의 업소는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소방대원들의 작업으로 인해 재산피해를 입었다.
2개 업소 모두 뿌려놓은 물로 바닥에 다량의 물이 고여 있었고, 소방대원들이 건물 안쪽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출입문과 방범문이 모두 절단된 상태였다. 택배회사를 운영하는 업주는 “손님들이 맡겨 놓은 박스가 다 물에 젖었다. 가전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데 다 뜯어보아야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화방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박모씨도 “미술용품 대다수가 물에 젖었고 방범문과 문이 모두 파손돼 급하게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불탄 건물 매니저 임모씨와 인접 상가 업주들은 노숙자들의 침입으로 인한 화재가 의심된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동일장이 폐업한 이후 비어 있는 건물에 약 1년여 전쯤부터 노숙자들이 뒤쪽에 구멍을 내고 침입해, 건물 내에서 마약을 하고 불을 지펴 밥을 해 먹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노숙자들은 입구를 봉쇄할 때마다 새로운 구멍을 만들어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설치된 펜스는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절단됐다.
임씨는 “지난 주 금요일에도 노숙자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더 큰 쇠창살로 문을 교체했는데 이틀 만에 화재가 발생해 건물은 모두 전소됐다”며, “건물과 주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돼 씁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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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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