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새 영화 ‘칼리귤라’(Caligula·1980) ★★★★½ (5개 만점)
▶ 눈 뜨고 못 볼 포르노 궁정 잔혹사로
▶벌거벗은 육체에 짐승처럼 쾌락 탐닉
▶천인공노할 작품이지만 흥미있게 전개
칼리귤라 역의 말콤 맥다웰과 그의 아내 카에소니아 역의 헬렌 미렌.
포르노잡지 펜트하우스의 발행인 밥 구치오니가 제작한 끔찍하고 방탕하기 짝이 없는 포르노 역사극이다. 1세기 로마 황제 칼리귤라의 포악과 잔인성 그리고 혼음과 변태가 판을 치는 영화로 거대한 제작비를 투입, 화려한 세트(오스카상 2회 수상자 다닐로 도니티)와 의상 그리고 수천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이탈리아에서 찍었다.
극본은 유명 작가 고어 비달이 썼으며 영국의 쟁쟁한 스타들인 말콤 맥다웰, 피터 오툴, 존 길거드 및 헬렌 미렌 등이 나오고 벌거벗은 펜트하우스 모델들이 대거 출연한다. 감독은 틴토 브래스.
포르노 궁정잔혹사로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잔혹하고 벌거벗은 육체들이 짐승들처럼 쾌락에 탐닉, 개봉 당시 천인공노할 영화라는 말을 들었지만 흥미진진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처음 뉴욕에서 개봉 됐을 때 당국이 상영금지 조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흥행서 크게 성공했다. 지금은 컬트 무비가 되어 인기를 계속 누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섹스와 타락 그리고 피와 살육이 판을 치는 영화의 주인공 칼리귤라(말콤 맥다웰)는 자신의 근위대장인 마크로와 함께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폭군 황제로 자신의 의붓 할아버지인 티베리우스(피터 오툴)를 질식사시킨 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칼리귤라는 황제 즉위 후 처음에는 시민과 귀족들의 인기를 얻으려고 대사면을 실시하고 고분고분하나 서서히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 우선 마크로의 아내를 자기 것으로 삼기 위해 마크로를 제거한다.
그리고 칼리귤라는 방탕한 카에소니아(헬렌 미렌)를 정부로 삼았다가 그가 딸을 낳자 결혼하는데 딸을 아들이라고 부르라고 명령을 내리는 등 점차 광기와 폭력성을 드러낸다. 칼리귤라의 광기와 잔인성은 자기의 애인이자 여동생인 드루실라가 죽으면서 그 강도를 더해 가는데 자신을 신으로 그리고 자기 애마를 원로원 의원으로 선포하는 등 점입가경에 이른다.
그는 또 황제의 홍등배를 만들어 거기서 자신이 창녀로 만든 원로원 의원의 아내와 딸들을 시민들에게 돈 받고 파는 등 온갖 사악한 짓을 하다가 29세의 나이로 집권 3년 10개월 만에 아내와 딸과 함께 암살당한다. 그에 이은 황제가 약간 덜 떨어진 클로디어스다.
대형 경기장 흙 속에 사람을 목만 남겨놓고 파묻은 뒤 톱날이 달린 거대한 살인마차로 목을 잘라버리는 등 잔인한 장면과 함께 질탕한 육체의 향연들이 도가 지나쳐 심약한 사람은 못 볼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의 당초 극본은 장려한 대하 역사극이었다. 그런 것을 촬영이 끝나자 제작자인 구치오니가 필름을 가져다가 자기 마음대로 잔인한 폭력과 음란한 섹스 신(실제로 성행위를 한다)을 삽입해 일반에게 공개한 것이다. 그래서 비달은 영화에서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배우들과 제작진도 영화가 비달이 쓴 것과 다른 상스러운 것이 되었다고 선언했었다. 이번에 비달의 극본에 가급적 가까운 새 복원 판이 개봉된다. 이 복원 판은 구치오니의 것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장면들을 사용해 재구성한 것으로 ‘칼리귤라:디 얼티밋 컷’(Caligula: The Ultimate Cut-***1/2)이라는 제목으로 16일부터 Nuart극장(11272 Santa Monica) 등에서 개봉된다. 상영시간 2시간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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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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