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친코’ 시즌2 크리에이터 겸 총괄 프로듀서 수 휴
▶ 전쟁 속에서도 가족들 부양하는 ‘선자’
▶가부장제 족쇄 벗고 주체적인 여성 표현
▶재외동포 이창래 작가·이상일 감독 합류
▶그들의 많은 경험과 목소리 생생히 담겨
2차대전 시기 가족의 생계를 도맡게 된 선자가 벼심기를 하고 있다. [Apple 제공]
애플 TV+ 시리즈 ‘파친코’(Pachinko)가 시즌2로 돌아왔다. 두 아들을 키우는 선자(김민하)의 억척스러운 삶이 할머니가 된 선자(윤여정)와 손자(진 하) 이야기와 교차된다. ‘파친코’ 시즌 2에서도 선자는 여전히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즌1에서 선자를 불행의 나락에 빠뜨린 한수(이민호)는 냉철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며 오사카에서도 선자를 도와주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지켜준다. 선자는 성숙하고 강인해보이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한수가 다시 그녀의 삶 속으로 밀려들어와 모든 문제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파친코’ 시즌2는 오늘(23일) 첫 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되고 10월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순차 공개된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플 드라마‘파친코’의 크리에이터 겸 작가 수 휴(사진) 총괄 프로듀서와 지난 13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등장인물들이 더 많아졌고 감정의 깊이가 더해졌다
▲첫 번째 시즌은 1936년에서 이야기가 끝났고 시즌2에서는 1945년으로 넘어간다. 선자는 여전히 김치를 팔면서 가족을 위해 끼니를 준비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배급이 중단되고 식량은 물론 생필품이 부족해졌다. 그래서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다. 반면에 오사카에서 한수는 전쟁통에도 선자의 가족을 안전하게 피난시켜 줄 만큼 권력과 부를 거머쥐고 있다. 시즌2에서도 가족이 함께 하는 이야기가 핵심임은 변하지 않는다.
- 역사적 배경을 묘사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선자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성장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반 가정에 미친 영향도 탐구한다. 남자들이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집안일은 여성들이 도맡아 했다. 여성들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나라가 굶주리게 된다. 전쟁 전 가부장제의 족쇄에 묶여 있던 여성들이 목적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 선자(윤여정)와 손자 솔로몬(진 하)의 이야기가 교차되는데
▲ 두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다르다. 순자와 솔로몬의 관계에서 제가 좋아하는 점은 그 관계가 달콤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의 관계는 사실 매우 힘들지만 손자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은 초월적이다. 결국 솔로몬은 할머니에 의해 구원받게 된다. 저는 항상 ‘솔로몬은 선자 할머니가 키웠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자이니치 3세인 솔로몬은 할머니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사랑을 갖고 있다. 시즌1에서 솔로몬은 공정성과 능력주의를 믿었지만, 시즌 2에서 솔로몬은 더 이상 그런 신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이제 세상이 정치에 의해 움직이고 결정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기꺼이 그 게임에 뛰어든다. 솔로몬의 선택 방향에 대한 모자수와 순자의 고민으로 도덕적 딜레마가 표출된다.
- 선자와 한수의 사랑은 복잡해지는 느낌인데
▲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서사적인 러브 스토리로 보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한수와의 만남이 선자에게 일어난 최악의 일이라고 한다. 둘 다 사실이다. ‘파친코’를 단순히 사랑 이야기로만 치부하고 싶지 않았다. 여성들의 이야기가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수와 선자의 러브 스토리가 매력적인 이유는 결점이 많은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강렬한 사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서로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 한수와 선자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시즌1에서 선자와 한수는 서로에게서 최고의 모습을 보았다. 한수는 선자를 자신의 구원자로 여긴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과도 연결돼 있다. 일본에 와서 생존을 위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기 시작한 그는 일본 경찰에 맞서 “나는 한국인이고 여기는 내 땅”이라고 주장하는 선자를 만나게 된다. 한수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시즌1에서 선자는 사랑에 미숙한 순진한 소녀였다. 하지만 시즌 2에서 두 사람이 더 평등해졌고, 그 덕분에 사랑이 훨씬 더 흥미로워졌다. 이제 두 사람은 성인으로서 이러한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이창래 작가, 이상일 감독 등이 합류했는데
▲스토리의 힘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문학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이창래 작가(206·208화 작가)는 드라마 작업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시즌2에 꼭 필요한 인물이었고 많은 경험과 지혜를 전수해주었다. 재일동포 3세인 이상일 감독(206~208화 연출)은 자이니치로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솔로몬이 바로 그였기에 우리 중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해했다.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 드라마의 일부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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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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