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외교차관 회담서 연기된 일정의 신속·전면적 재개 합의
▶ 韓 경제·안보 위기관리-美 바이든정부 업적관리에 이해 일치
한미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기된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신속하게 전면 재개하기로 한 것은 한국 국내 정치적 과도기의 리스크 대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3일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그간 연기된 한미간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해, 가능한 신속하고 상호 편리한 시점에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의 대(對)한국 핵우산 제공의 실효성 강화와 연결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등을 잇달아 연기한 바 있다.
이들 협의를 연기한 배경에는 비상계엄 사태로 어수선한 한국 정부 상황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지만 비상계엄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항의' 의미도 내포돼 있었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당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즉각 "중대 우려"를 표한 데 이어 이튿날 "심한 오판"(캠벨 부장관)이라는 비외교적 언사까지 동원하는 등 비판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그랬던 미국의 입장은 지난 14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은 지난 19일 캠벨 부장관의 아태 지역 언론 간담회 계기에 "한 대행의 과도적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와 고위급 대면 외교를 수주 내에 할 것"이라며 한미간 외교 협의의 정상화를 예고했고, 이날 열린 외교 차관 회담을 통해 예고한 바를 이행했다.
이는 동맹국인 한국이 권한대행 체제하에서 국정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내달 20일까지인 잔여 임기 동안 힘을 실어줄 필요를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자신들의 중요 외교·안보 성과로 꼽는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 구축 등의 '업적 관리'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성과와 관련한 동력이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협력 체제 구축의 의미와 지속가능성을 정권 막바지의 한미 고위급 협의를 통해 부각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필요한 일이었다.
결국 한미 외교·안보 일정 정상화는 양측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로 정리된다.
계엄 사태로 한국 안보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부각된 시기에 외교·안보의 축인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시키고, 한미간 고위급 소통을 정상화하려는 한국 측의 이해와, 정권 마지막 시기에 정권의 중요한 업적을 공고히 하려는 미측 이해가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정치적 격동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예정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때에 상황 관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북러 군사협력 심화와 미국 정권교체기를 틈탄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한미간의 긴밀한 소통에 틈이나 공백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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