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공항 인근 철새도래지 3곳…인천·김포·김해공항 등도 마찬가지
▶ 조류 충돌 증가세…전문가들 “어느 공항이든 발생”, 환경연구원 “관리방안 필요”
29일(한국시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꼽히면서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류 충돌은 세계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제1요인'이다.
29일 한국환경연구원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관리 현황 및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를 보면 항공기와 새는 '비행'이라는 공통 특성을 지니기에 공항에 최적인 곳과 새가 서식하기 최적인 곳은 겹친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교수는 "장애물이 없고 소음 피해가 덜한 지역을 고르다 보니 공항은 대부분 바닷가에 건설되고, 당연히 새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안국제공항도 철새 도래지 인근이다.
2020년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 주변엔 현경면·운남면, 무안·목포 해안, 무안저수지 등 철새 도래지 3곳이 존재한다.
당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두 차례 조사에서 각각 41종 1천278마리(1차 조사)와 37종 1천760마리(2차 조사) 새가 확인됐다.
또 이번 달 국립생태원 겨울 철새 총조사에서는 무안저수지에서 1천792마리, 무안·목포해안에서 4천315마리, 현경면·운남면에서 1만2천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앞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공항 외곽으로 넓은 농경지와 갯벌이 형성돼있으며 동산리 방면은 (새의) 휴식 공간과 먹이가 풍부해 새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며 "조사 지역에 겨울 철새 도래지가 분포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무안국제공항을 '유독 철새가 많은 곳에 건설한 공항'으로 꼽기는 어렵다.
국내 대표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아예 철새 도래지인 갯벌을 간척해 건설했다. 김포국제공항이나 김해국제공항도 철새 도래지 주변이긴 마찬가지다.
제주 제2공항과 흑산도 공항 등 현재 추진되는 공항들의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전문기관이 단골로 지적하는 문제가 '철새 도래지 인근'이라는 점이다.
이근영 교수는 "무안국제공항이 특별히 조류 충돌에 취약한 공항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조류 충돌은 어느 공항에서나 발생한다"고 말했다.
조진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철새 도래지 인근이면 조류 충돌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이번 사고와 연관 짓기는 어렵다"며 "주변이 농경지인 김해국제공항도 새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 조류 충돌 건수는 623건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08건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2020년 76건으로 감소했다가 이후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2023년 152건으로 증가세다.
조류 충돌 위험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항과 그 주변이 개발되면서 새들의 경로가 불확실해지고 기후변화로 철새가 텃새로 자리 잡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국환경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제적으로 조류 충돌 99%가 공항 반경 13㎞ 이내, 비행고도 2천피트 이하에서 발생한다"면서 "이를 고려한 조류 충돌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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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떼놈들 모두 잡아서 무기징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