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취소에도 약 3만 인파 모여…날씨 맑아 완벽한 일출 구경
▶ 추위ㆍ칼바람에도 중무장한 채 “국민 모두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소망

1일(한국시간) 오전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2025년 첫날을 밝히는 해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
"맑고 고운 해야, 아무 근심도 걱정도 없는 2025년을 부탁해."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세밑을 보낸 시민들은, 그럼에도 힘차게 떠오른 새해를 맞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1월 1일(한국시간)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는 을사년(乙巳年) 첫 일출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운집했다.
오전 5시께부터 간절곶 등대 앞 광장에 해맞이객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진 데다 살을 에는 바닷바람까지 기승을 부렸지만, 해맞이객들은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장갑, 모자 등으로 채비를 단단히 한 채 해안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추위를 달래려 발을 동동 구르는 중에도 곧 떠오를 해를 기대하며 수평선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간절곶을 알리는 표지석, 이 일대 상징적 조형물인 소망우체통 등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으며 일출을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애초 간절곶에서는 해맞이를 기념해 송년 콘서트 등 공연과 드론 라이트쇼, 불꽃쇼 등이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여객기 참사 희생자 애도를 위해 모든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간절곶 잔디광장에는 행사를 위해 설치된 철제 구조물과 대형 천막 등이 미처 철거되지 못한 채 남아 있기도 했다.
해맞이객들은 예년의 떠들썩한 축제 대신 다소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일출을 맞았다.
오전 6시 30분께부터 하늘이 붉게 물들고 주변이 밝아지자, 해맞이객들은 일찌감치 수평선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오전 7시 29분께 수평선에서 붉은빛이 보이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올라온다"는 외침과 탄성이 나왔다.
일출이 예고된 오전 7시 31분 해는 수평선에서 노랗고 붉은빛을 띤 머리를 드러냈고, 약 3분 만에 강렬하게 동그란 형태의 자태를 완전히 드러냈다.
해가 수평선과 맞닿았을 때는 완벽한 일출 광경으로 꼽히는 '오메가(Ω)' 형상이 그려지기도 했다.
해맞이객들은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스마트폰 사진이나 영상으로 경건한 순간을 담는 등 저마다 방법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남편, 딸과 함께 간절곶을 찾은 박찬미 씨는 "여객기 사고 소식에 너무 안타까웠는데, 새해에는 국민 모두에게 슬픈 소식 말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경남 창원에서 남편, 세 자녀와 함께 온 이연미 씨는 "참사로 희생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씻어져 오늘 일출처럼 밝은 날들이 오기를 희망한다"면서 "새해에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꿈꾸는 모든 일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매년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주최하던 울주군이 올해는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하면서, 이날 간절곶에 몰린 인파 규모도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았다.
다만 안전을 위해 상황을 관리한 경찰은 이날 간절곶에 약 3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울산에서는 동구 대왕암공원, 북구 정자해변,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등 해안 명소와 문수산, 무룡산, 함월산 등 도심 주요 산에도 시민들이 모여 새해 첫 일출을 감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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