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 정부가 지정 사유가 해소됐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를 미 에너지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이 당장 민감국가에서 빠지는 건 아니지만 정부 측은 “큰 고비는 넘겼다” 평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현지시간) 안덕근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첫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회담에서 안 장관과 라이트 장관은 한국이 민감국가로 지정된 것을 두고 두 나라가 절차에 따라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데 뜻을 함께했다.
산업부는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문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조속히’ ‘해결’ ‘협력’은 미 에너지부도 이번 회담 결과를 외부에 알릴 때 사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즉 양국이 이번 사안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미 에너지부가 1월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 최하위 단계에 포함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면서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민감국가에 이름이 올라가면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 시설을 방문할 때 제한을 받고 공동 연구를 위해서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심지어 지정된 국가들이 사실상 미국의 ‘적국’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한국이 미국의 우방 국가군에서 빠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관심은 앞으로 어떤 ‘절차’가 이어지느냐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미 에너지부가 민감국가에 넣은 사유가 해소됐다는 점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공식적으로 이뤄진다. 외교부가 미국을 접촉한 결과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의 보안 관련 문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다루는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지만 산업부가 미 에너지부의 카운터파트너로서 과기부, 외교부로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받아 정부 입장을 전달한다.
미 에너지부는 이후 민감국가 제외 여부를 결정할 텐데 산업부는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는 ‘민관 합동 에너지 포럼’도 정례화하기로 했고 액화천연가스(LNG),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불신을 거둬야만 가능한 조치들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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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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