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에 반발한 로스앤젤레스(LA)에서의 대규모 시위를 비판하며 LA에 대한 이민자의 침공으로 주장했지만, 미 언론은 이는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10년여간 캘리포니아의 불법 이민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인 포트 브래그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LA 시위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의해 침공당하고 정복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평화·공공질서·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라며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의 침공을 지속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LA 시장은 무능하고, 말썽꾼과 선동가, 반란주의자를 고용했다"며 "그들은 연방법을 무효로 하려는 의도적 시도에 가담하고 있으며, 범죄 침입자들이 도시를 점령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국토안보부, 국방부, 법무부 장관에게 "LA를 이민자 침공으로부터 해방하고 이민자 시위를 끝내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며, LA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주다.
그러나 WP는 미 국토안보부 자료를 인용해 캘리포니아주의 불법 이민자 수가 2010년 290만명에서 지난 2022년 260만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제 막 국경을 넘었거나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닌 이상 불법체류자를 추방하지 않았는데도 이 같은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제프리 파셀 선임 인구통계학자는 캘리포니아의 불법 이민자 수가 바이든 행정부 때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정점을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독신 남성이나 갱단 조직원이라는 고정관념은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민자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젊고 일하는 가족이다"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감소는 일정 부분 멕시코에서 캘리포니아주로 오는 불법 이민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도 추정됐다.
미 싱크탱크 이민자연구센터(CMS)의 로버트 워런 선임 방문연구원은 캘리포니아의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 수는 2010년 200만명에서 2023년 120만명으로 줄어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1990년대에 미국에 들어온 멕시코인들이 나이가 들었고, 이들이 본국의 정치·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고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분석가들은 설명한다.
아울러 새로 유입된 이민자들은 물가가 비싼 캘리포니아보다는 다른 주에 거주하는 것도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의 집값은 특히 비싼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입법분석관실(LAO)의 4월 자료에 따르면 이 주의 중간급 주택 가격은 약 80만달러(10억9천만원)로, 미국 전체 평균의 약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공공 정책 연구소의 에릭 맥기 선임연구원은 "최근 서류 미비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캘리포니아로 오지 않았다"라며 "감히 추측해본다면, 캘리포니아 물가가 비싸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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