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 개화로 전력 사용량 급증…빅테크도 에너지원 확보 총력
▶ SK, 그룹 내 역량 결집해 ‘설루션 패키지化’…차별화된 AI 데이터센터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한국시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인공지능(AI)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로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공급이 AI 기업들의 필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의 성패가 달린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SK그룹도 관계사의 역량을 한데 모아 '에너지 설루션'을 패키지화(化)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 발표한 리포트에서 향후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전력량이 오는 2030년까지 약 945TWh(테라와트시)로 지금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간 전체 전력 소비량(2023년 기준 557TWh)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도 "전통적인 구글 검색에는 평균 0.3Wh(와트시)의 전력이 사용되는데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는 약 10배 수준인 2.9Wh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초 '지브리풍 프사' 열풍이 불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챗GPT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지만, 우리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녹아내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향후 AI 혁명이 가속화되면 필요한 전력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도 에너지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픈AI는 미국 텍사스에 역대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AI 개발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문 스타트업 크루소와 협력, 천연가스 발전소를 통해 1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MS는 영국 북부 리즈 인근의 노후 발전소 부지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등과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공급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에너지 설루션' 운영 역량이 곧 AI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103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SK그룹의 경우 AI 데이터센터에 동반되는 전력 수급 문제를 그룹의 차별화된 에너지 설루션을 통해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반도체 기술,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와의 협업 역량, 에너지 설루션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은 AI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며 "'따로 또 같이' 정신 아래 각 멤버사가 새 사업 기회를 함께 만들고 고객에게 제공하면 AI 밸류체인 리더십 확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산업은 그룹 내 다양한 역량을 '패키지 설루션'으로 구성해 미래 산업을 개척하자는 SK그룹의 미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K는 그간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해 SK텔레콤의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SK하이닉스의 차세대 AI 반도체 분야, SKC의 글라스기판 등 관계사들의 역량을 총 결집해 이를 '설루션 패키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전력·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 경험, SK엔무브의 액침냉각 등 다각화된 '에너지 설루션'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울산 미포산단 부지는 인근에 SK가스의 세계 최초 GW급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가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인 대규모 전력 수급이 쉽다. 데이터센터 냉각에 LNG 냉열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최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울산이 추후 분산특구로 확정되면 SK멀티유틸리티 등 지역 발전사가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에 직접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원가 절감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설루션을 만들어 전력 소비가 큰 AI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탄소 감축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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