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독, 2차 대전후 첫 협정 체결…영-프, 핵전력 조율까지 합의
▶ 유럽서 美 발빼고 러 위협 커지면서 나토·G7 보완 구조 절실해져

(왼쪽부터)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기조로 유럽의 주요 강대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속속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3각 협력'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들 3국은 경제 협력은 물론 안보까지 보장받으며 수십년간 미국과 동맹 관계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다시 대통령직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때보다 노골적으로 '대서양 동맹'을 뒤흔들면서 이들 3국은 스스로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구조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안보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음에도 미국이 유럽에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자 3국의 지도자들이 상호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없는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3국 지도자들은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 80주년 다음날 폴란드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올해 꾸준히 대면 교류를 하며 양자 협력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9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핵전력 사용 조율에 합의했다.
핵 보유국인 양국이 자국 안보의 가장 핵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핵 사용 문제를 서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양국 간 정치 분야 협력을 가장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을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켄싱턴 협정'을 체결했다.
켄싱턴 협정에는 장거리 공격용 무기 공동 개발은 물론 침공 시 상호 지원을 한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적으로 싸웠던 영국과 독일이 이런 협정을 체결한 것은 전쟁 이후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주 베를린을 방문해 메르츠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이들 3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7개국(G7)을 통해서도 그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이다.
그런데도 3국이 별개의 양자 협정을 맺은 것은 나토, G7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나토가 32개국을 거느린 거대한 국방 관료 조직이 된 상황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 관계자들이 유럽과 미국 간 관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작고 민첩한 조직을 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타머 총리도 지난 17일 켄싱턴 조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안보 구조와 대서양 양안 국가들의 관계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며 독일과의 관계 강화는 미국과의 연결 고리가 약화한 것에 기인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NYT도 영국의 독일, 프랑스 사이의 협정 체결은 지난 2월 JD 밴스 부통령이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외교적 충격파를 던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모든 회원국을 방어하겠다는 나토 제5조 이행 여부에 확답을 피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같은 3국 협력이 결국 미국에 손해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독일협의회 스티븐 E. 스콜 회장은 3국 간 협력을 환영한다면서도 "장래에 그것(3국 협력)이 미국에 이로운 일이 될지 궁금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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