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악영향 본격 반영
▶ 과자·라면·냉동 식품 등
▶ 한국 수입 식품들에 적용
▶ ‘장바구니 물가’ 직격탄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상호 관세로 한국 식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 소비자가 한인 마켓에서 다양한 한국 냉동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상호관세 부과의 충격이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각종 한국 식품 가격도 오르며 한인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고 있다.
남가주 한인들은 최근 한인 마켓에서 한국산 각종 식품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부 조모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냉동 만두부터 과자를 비롯, 김과 라면 등 한국산 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월급은 안 오르는데 식품 가격은 계속 올라 식단 짜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주부 박모씨는 “가격 부담에 한국 식품들을 가능한 한 세일 품목 위주로 구매하고 있다”며 “매주 한인 마켓 2, 3곳을 순례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한인 마켓들도 그동안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관세 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많은 품목에 대한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매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소매 가격도 결국 이를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한인 마켓들은 미국에서 불붙고 있는 K-푸드 성장세가 가격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꺾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K푸드 대미 수출 성장세’도 2년여 만에 처음 꺾였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식품 대미 수출 금액은 1억3,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만달러(6.7%) 감소했다. 이같이 전년 동기 대비 대미 농식품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23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핵심 품목인 라면의 7월 대미 수출액은 1,400만달러로 17.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8% 증가했다. 과자류는 7월 대미 수출액이 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 약 700만달러 감소했다.
소스류는 7.2% 줄어든 700만달러다. 인삼류(-13.4%) 등도 지난달 대미 수출이 감소했다.
대미 농식품 수출은 7월 누계로는 작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10억7,300만달러로 10억달러를 웃돌았다. 7월 한 달간 수출이 줄면서 누계 기준 증가율이 지난 6월까지의 27%에서 낮아졌다.
7월 농식품 대미 수출이 줄어든 데는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상황에서 제품 발주를 앞당긴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으로 대미 라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양식품 측은 “미국의 경우 관세 때문에 6월까지 수출을 많이 해 판매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농심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라면의 거의 대부분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지만,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사정이 비슷하다.
식품 업계에서는 트럼프 관세의 여파로 K-푸드 대미 수출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상호·보편관세 15% 이후 일부 품목은 가격이 추가로 오를 텐데 아무래도 소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판매가 줄면서 미국 유통업체들이 발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소비 심리가 둔화한 것도 한국 식품업계에 부정적인 신호다. 최근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0%는 식료품비 지출이 주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기자재 등까지 포함한 ‘K-푸드 플러스’ 수출액 14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걸었는데 지난 7월 전체 농식품 수출은 8억4,000만달러로 5.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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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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