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美 ‘관세총괄’ 러트닉 장관 만나
▶ 7월 관세협상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 세부구조 두고 후속협의 ‘교착 상태’

김정관 한국 산업장관(왼쪽)과 러트닉 상무부 장관(2025년 8월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한미가 타결한 관세 협상에 대한 후속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장관급 협의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지난 7월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이어갔다.
러트닉 장관은 11일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참사 2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후 뉴욕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상호관세 시행을 앞둔 지난 7월에도 뉴욕에서 장관급 회담을 가진 바 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큰 틀에서 확인했으나 아직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는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 간의 협의에 대해 "(양국간 합의 도출을 담은) 결과물이 (협의 직후) 발표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미국에서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합동 실무대표단과 미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이 협정 최종 타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대미 투자의 세부 구조 등과 관련해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관련해 "일본과 외환보유고도 차이가 있고 기축통화국도 아닌데 (투자)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 문제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같이 고민하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해답을 달라 (요구하고 있고) 그 문제에 와서 교착 상태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무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김정관 장관은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직접 이끌기 위해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현지시간 1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대미 관세 협상 문서에 서명한 것을 거론하며 "유연함은 없다.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인하 합의 이전 수준의) 관세를 내야 한다"라고 미국 측 입장 수용을 압박했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이 낸 5천500억 달러를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대 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미일 협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한미 간 협정도 비슷한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통령실은 러트닉 장관의 이 같은 압박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회견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간 협상의 세부 조율을 매듭짓고 협정 문안에 서명하는 일은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김 장관은 최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등이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에 우려를 표하고,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비자 문제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상임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관련 질의에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직접적으로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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