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원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뒤늦게 심방세동 발견하는 경우 많아
▶ 항응고제 쓸 때 멍 자주 드나 살펴야

10일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에서 장성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항응고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심장이 불규칙하게 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뇌경색이 오고 나서야 병원 검진에서 심방세동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10일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에서 만난 장성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없는 심방세동이 많기 때문”이라며“70세 이상이거나, 고혈압·당뇨병·심부전·동맥경화·65세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심방세동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60대 이상 심방세동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2013년 32만614명→2022년 75만4,518명) 늘었다.
심방세동에 따른 뇌경색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약이 항응고제다. 항응고제는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장 교수는 “자주 또는 이유 없이 멍이 생길 땐 체내 항응고 작용이 과도하다는 뜻이므로 담당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다른 진료과 의사들이 항응고제를 지혈 작용이 있는 아스피린과 비슷하게 여겨 일주일 안팎 복용을 중단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응고제 권장 중단 기간이 이틀”이라며 “일주일 동안 복용하지 않으면 드물지만 이 기간에 뇌경색이 발병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항응고제를 쓰는 심방세동은 어떤 병입니까.
심장은 심방 2개, 심실 2개로 이뤄져 있어요. 심방이 힘 있게 수축해야 혈액이 심실을 통해 몸 구석구석으로 나가게 되는데, 나이가 들다 보면 심방이 수축하는 힘이 떨어져요. 그래서 힘 있게 수축하지 못하고 부르르 떨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심방세동이라고 합니다.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떨리면서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니까 내부에 고인 혈액이 혈전을 만들게 돼요.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경색 환자의 20% 정도는 원인이 심방세동이에요.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에 예민한 분들은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니까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상태)이 있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부정맥의 대표 질환이 심방세동이고요. 하지만 커피는 심방세동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심방세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첫 번째가 술이고, 두 번째가 비만, 세 번째가 과로예요.
-항응고제는 몸에서 어떻게 작용합니까.몸의 12개 주요 인자가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켜 혈액이 응고돼요. 현재 널리 처방되는 비타민K 비의존성 경구 항응고제(NOAC·노악)는 네 종류가 있는데, 노악은 혈액 응고와 관련한 단백질 작용을 억제하는 식으로 작용합니다. 세 종류는 10번 인자, 나머지 하나는 2번 인자의 작용을 막아 혈액 응고를 저해해요. 체내 비타민K와 상관없는 노악과 달리, 과거에 많이 썼던 항응고제인 와파린은 비타민K가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것을 막는 식으로 작용해요.
-항응고제를 복용하면서 다른 약을 먹는 건 괜찮습니까.와파린은 몸 안에서 대사되는 과정이 복잡해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약이 많습니다. 리팜핀 같은 살균성 항생제는 대사를 촉진해 와파린의 효과를 떨어트리고, 메트로니다졸 항생제는 대사를 억제해 출혈 위험이 커져요. 따라서 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는 반드시 병용 약물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노악은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항응고제를 먹는 동안 어떤 때 의사 상담이 필요합니까.멍이 자주 들거나, 외상으로 출혈이 멈추지 않을 때, 갈색 소변이나 검은 대변이 나올 때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항응고제는 혈전 생성을 막는 대신 혈액의 응고 능력을 낮추기 때문에 작은 충격을 받거나 모르는 사이에 모세혈관이 터져도 피가 잘 멎지 않고 피부밑에 고여 멍으로 남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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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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