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 개입설’ 수사로 악연
▶ 2020년 9월 상원 청문회 허위진술 혐의…유죄 확정시 최장 5년 징역형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에 지시한 제임스 코미(64)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한 기소가 25일 이뤄졌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버지니아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구성된 연방대배심은 이날 연방검찰이 제출한 3건의 혐의 중 2건에 대해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는 의회에서 허위 진술과 의회 절차 방해다.
연방법무부는 유죄 확정시 최장 5년 징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소를 추진한 버지니아동부 연방지방검찰청 검사들은 코미 전 국장이 2020년 9월 30일 연방상원 법사위원회 증언에서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수사 당시 FBI의 실책에 관해 증언하면서 위증했다고 주장했다.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은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 의혹에 대한 수사에 붙은 이름이었다.
이 수사는 러시아와 2016년 트럼프 선거운동본부가 공모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들여다봤으나 입증되지는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공소장에는 코미가 어떤 인물로 하여금 다른 인물에 대한 정보를 기자들에게 유출하도록 승인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다만 이 인물들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다.
이 사건 수사를 버지니아동부 연방지검이 맡은 이유는 코미가 2020년 9월 30일 상원 증언을 버지니아주 맥린에 있는 자택에서 원격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소는 공소시효 5년 만료를 닷새 앞두고 이뤄졌다.
정식 기소가 이뤄졌으므로 피고인이 법원에 출두해서 공소장에 적힌 혐의 내용을 듣고 유죄 인정 혹은 무죄 주장을 하는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소인부절차 일정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26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고 코미 전 국장이 출두 요구에 응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미 전 국장은 기소 사실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에 맞선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내 가족과 나는 여러 해 동안 도널드 트럼프에 맞서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며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에 대해 가슴이 아프지만, 나는 연방 사법 시스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으며 나는 결백하니, 재판을 하고 믿음을 가지자"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의 사위이며 버지니아동부 연방지검에서 국가안보부 부부장(section deputy chief)으로 일해온 트로이 에드워즈는 이날 대배심이 모인 법정의 방청석 맨 앞 줄에서 방청했으며, 기소 발표 몇 분 후에 사표를 냈다.
린지 핼리건 임시검사장 앞으로 제출한 한 문장짜리 사직서에서 에드워즈는 "헌법과 나라에 대한 나의 서약을 지키기 위해" 검사직을 즉각 사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기소 발표 직후 자신이 차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는 우리 나라에 정말 나쁜 일을 정말 오래 해왔으며, 이제 그가 국가에 대한 범죄에 책임을 지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팸 본디 연방법무부 장관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코미 전 국장에 대한 기소가 정당하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인 2013년 9월 FBI 국장으로 취임했으나 10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트럼프 1기 초기인 2017년 5월 해임됐다.
그는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트럼프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던 도중에 해임됐으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코미 전 국장의 딸인 모린 코미는 뉴욕남부 연방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일하다가 올해 7월 면직됐다.
엡스타인 성범죄사건 등을 담당한 경력이 있는 그는 자신의 면직이 부당하다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등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맞서 온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형사사법체계를 이용하라고 며칠 전부터 법무부와 검찰에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해왔다.
트럼프 2기 취임 직후부터 버지니아동부 연방지검 임시 검사장으로 일해온 에릭 시버트는 코미 기소 추진을 거부했으며,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그를 쫓아낸 후 월요일인 22일 백악관 특별보좌관 린지 핼리건을 임시 검사장으로 임명했다.
보험사건 변호사 출신이며 검사 경력은 전무한 핼리건은 임시검사장 취임 당일에 불기소 처분 방침을 뒤집고 검사들에게 기소 추진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코미와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연방상원의원 등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반대해 온 인사 3명을 "당장" 기소하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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