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위원 의견 양극화로 정책 불확실성 확대…슈미드 위원 ‘동결’ 의견
▶ 연준, 자금시장 변동성 확대에 12월 1일 양적긴축 종료 예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로 인해 필요한 경제지표를 얻지 못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에서 금리 동결에 투표권을 행사한 위원이 나타나는 등 연준 위원들 간 통화정책 견해차가 벌어진 것도 향후 정책 경로 예상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이날 기준금리 결정과 별개로 연준이 연내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한 배경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 셧다운에 경제지표 부재…연준, 나침반 없이 안갯속 항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낸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할 때 위원회는 들어오는 자료와 변화하는 전망, 위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통화정책 입장을 평가할 때 경제 전망과 관련해 들어오는 정보의 의미를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평가는 노동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기대, 금융 및 국제 동향에 대한 수치를 포함한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구는 기존 표현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예측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여야 대치에 따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10월1일 시작)로 정부가 산출하는 공식 경제지표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양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데, 둘 중 하나에 관한 데이터만 부재하더라도 정책 판단이 어려워진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셧다운 개시 이후 경제통계 산출 관련 업무를 중단했고, 예외적으로 지난 2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만 당초 일정보다 10여일 지연해 발표한 바 있다.
고용지표는 지난달 5일 발표된 8월 비농업 고용지표 이후 신규 지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고용시장 하방(약화) 위험이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 핵심 변수가 된 상황에서 고용지표의 부재는 연준 위원들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힌다.
◇ 연준위원 견해 양극화…추가인하 시기·폭 간극 커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FOMC 구성원 간 간극이 큰 것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9월 FOMC 의사록은 추가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을 둘러싸고 위원들 사이에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연준 위원들은 그동안 관세 부과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좀 더 큰 비중을 뒀다가 9월 들어 고용 약화 위험 쪽에 좀 더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위험 균형 판단을 조정했고, 이는 9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의 주된 근거가 됐다.
그러나 의사록에 따르면 9월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 입장을 표하면서도 내심으로는 금리 동결을 선호하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위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0.25%포인트 인하에 반대해 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반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스티브 마이런 신임 이사는 9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반대해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데 이어 10월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인하 의견을 고수했다.
◇ 양적긴축 종료 앞당긴 연준…단기자금시장 불안 의식한 듯
연준은 이날 FOMC 회의에서 양적긴축을 12월 1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번 FOMC 회의를 앞두고 월가 일각에선 연준이 양적긴축 종료에 관해 어떤 언급을 할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공개연설에서 느닷없이 향후 수개월 내에 양적긴축을 종료할 수 있다고 예고해 이런 기대감을 키웠다.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QE)의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지난 2022년 양적긴축을 재개해 팬데믹 대응으로 급증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작업을 해왔다. 10월 기준 연준 대차대조표상 자산 규모는 약 6조6천억 달러로 정점(약 9조 달러) 때보다 줄어든 상태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관리하는 만기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인 SOFR(무위험지표금리)가 최근 변동성이 커지는 등 단기자금시장에 불안감이 감지된 게 연준의 양적긴축 지속 여파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제기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연준이 예상치 못한 시장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당장 양적긴축을 종료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 연은 자료에 따르면 SOFR는 지난 28일 4.31%를 나타내는 등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치 상단을 벗어 거래되는 사례가 최근 들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연준이 만기가 끝난 주택저당채권(MBS) 등을 재투자하지 않고 현금을 흡수하면서 분기말이나 세금 납부 마감일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닌데도 은행의 단기 유동성이 고갈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런 상황이 SOFR 변동성 확대에 반영됐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을 넘어 금융시장 전체로 불안감이 확산한 전례가 있다.
이에 연준은 2019년 7월 '보험성' 금리 인하와 함께 예정보다 빨리 양적긴축을 종료해 시중에 황급히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