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곳서 “멈추지 말라” 통제…큰 사고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 계속
▶ 자정 전 시작된 비에 인파 밀집 겨우 완화

(연합뉴스)이태원 거리 [촬영 박영민 수습기자]
31일(이하 한국시간) 밤 서울 주요 유흥가는 핼러윈과 금요일 밤을 즐기려는 청년들로 가득 찼다.
마포구 홍대에는 10만명 넘게 모이며 인파 밀집도가 우려 수위로 치달았다. 용산구 이태원 역시 참사가 났던 골목이 전면 통제되고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했다. 경찰 등의 인파 관리에 큰 사고는 없었지만,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은 목격됐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홍대 관광특구에서 집계된 인파는 11만명에 달했다. 사실상 2022년 이태원 참사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거리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매우 혼잡'이라는 붉은 경고 문구가 나타났다.
다행히 늦은 밤 비가 내리며 밀집도는 완화했고, 자정께엔 8만8천명까지 줄어들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최대 10만명을 예상했는데, 더 많이 모였다"고 말했다.
직접 찾은 홍대 클럽 거리와 주변 골목은 청년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찰이 접이형 펜스를 설치하고 우측통행을 유도했지만, 분장을 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곳곳에서 멈춰 서며 뒷사람들이 우르르 쏠리는 일이 반복됐다.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 달라"는 안전관리 요원들의 외침이 이어졌고, 좁은 골목에선 병목 현상도 일어났다. 클럽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 도보 양편으로 길게 늘어서며 보행로는 더욱 좁아졌다.
이태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역시 전광판에 '매우 혼잡, 우회 요망'이라는 경고 문구가 표출됐다.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선 서로의 어깨가 계속 부딪혔고, 300m를 걷는 데 10분이 소요됐다.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뒷골목에는 인파가 몰리며 오후 10시 20분께부터 진입이 통제됐다. 오후 10시 30분 기준으로 1만1천여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11시부터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양방향이 무정차 통과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은 "인파가 많아 사고 위험에 역을 폐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벽 1시까지 실제 큰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태원의 경우 경찰 250명 등 455명이 투입돼 적극적으로 우측통행을 계도했다. 이태원에서 주로 일한다는 배달라이더 오현철(48)씨는 "참사 때는 경찰이 한명도 없었고 정체도 심했는데, 오늘은 모두 오른쪽으로 가게 해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역 앞에서 발목 통증 환자가 1명 나왔지만, 구급대의 현장 처치로 상황이 종료됐다.
몰렸던 인파는 오후 11시 30분부터 밤비가 시작되며 계속해 줄어들었다. 홍대의 경우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50m 넘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 술에 취한 듯 보이는 일부 청년은 오히려 신이 난 듯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외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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