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따라 회복도 달라
▶ 20% 부유층 소비 주도
▶ 저소득층 연체율 상승
▶ 장기적 국가발전 악재

소득계층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미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로이터]
‘맘다니 승리 이유 있었다’
미국에서 소득계층 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이른바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용어는 2020년 미국의 부유층과 빈곤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주목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소비가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미국 경제가 위쪽에 쏠린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다고 경제학자들이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지난 수십년간 불평등이 커졌지만 지난 1년간 벌어진 ‘소비 격차’는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궁극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그 어느 때보다 상위 10% 부유층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들이 전체 소비 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또 상위 20%는 전체 소비 지출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반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나머지 80%가 전체 소비 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팬데믹 이전 약 42%에서 37%로 떨어졌다.
주식 시장과 주택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는 고소득층은 지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 위축으로 씀씀이를 줄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더 많은 미국인이 생계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K자형 경제의 아래에 속한 이들이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문제는 지난 몇 년간 부의 축적이 상당 부분 주식시장 급등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주식시장이 완만하게 조정되더라도 상위 20%의 지출이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이미 많은 미국인이 재정적으로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결국에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0년 K자형 경제 개념을 널리 알린 경제학자 피터 애트워터는 현재 미국 경제의 상태가 ”위쪽이 무거운 젠가(나무 블록 게임) 탑“과 더 닮았다고 했다.
고물가·고금리 탓에 쪼그라든 저소득층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고소득층의 소득과 대비를 이루면서 소비 양극화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비 양극화 논란을 촉발한 것은 지난 8월 발표된 맥도널드의 2분기 실적 결과였다.
맥도널드의 2분기 매출(68억4,000만달러)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늘었지만 주 고객층인 저소득층의 매장 방문은 두 자릿수 비율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고소득층 방문은 저소득층 방문이 줄어든 만큼 늘었다. 중산층 고객의 방문은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오른 기준금리도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위축시킨 원인 중 하나다.
신용점수 모델링 업체인 밴티지스코어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60일 이상 연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 소득 4만5,000달러 미만 가구의 연체율은 팬데믹 이후 급증한 뒤 2022년 이후 하락하지 않았다.
생활비 문제는 정치권도 강타하고 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는 주거비와 보육비 문제를 파고들어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의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로 인한 정치적 압박 속에 최근 브라질 주요 농산물에 대해 부과한 40%의 추가 관세를 거둬들이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