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BLM 목사와 신부들이 지난 24일 타코마 서미사를 찾아 마벽스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코마에 위치한 루이스-맥코드합동기지(JBLM)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기독교 목사와 가톨릭 신부들이 워싱턴주 한국 사찰을 대표하는 서미사(주지 현담마벽 스님)를 찾았다.
현재 JBLM 군부대 병원에서 환자들과 가족들을 돌보고 상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채플 담당 목사와 신부 등 종교지도자 7명은 지난 24일 오전 미리 약속한 시간에 맞춰 서미사를 찾았다. 한국계인 캡틴 조씨가 이끈 방문단이 서미사를 찾은 이유는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 배우고 자신들이 갖고 있던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였다.
마벽스님은 법당 안에서 이들이 묻는 질문에 ‘불교적 가르침’으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나눴다.
JBLM 종교지도자들은 ▲고통이 무엇인가? ▲죽은 사람들의 고통받는 가족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 후에 어디로 가는 것인가? 등 3가지를 주로 물었다.
마벽 스님은 “고통에는 세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신체적, 정신적, 감성적 고통”이라며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는데 집착을 물 흐르듯(let it flow)내려 놓아야 하며 내려놓음에는 회복의 시간과 기도, 염불, 나아가 마음수행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죽은 사람의 고통받는 가족’에 대해서는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것은 자비스러운 마음으로(charity) 그들의 말과 아픔을 온전히 들어주며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희 마벽 스님은 “고통을 공감하는데는 종교적 교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죽음 후의 질문에 대해서 마벽 스님은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세계로 갈 것이고 불교인은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종교의 테두리에 묶여있는 것이 아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마벽 스님은 인도의 힌두교인이었던 마하트마 간디의 말도 인용했다.
“나는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크리스천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의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이며 개미와 곤충, 무생물인 이 죽비마저도 나와 하나이며 똑같이 소중한 것이다. 우주와 연결된 나는 우주와 둘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깨달음의 경지에서는 본래 오고 감이 없고 삶과 죽음이 없는 열반 즉 적멸의 자리이다. 깨달음의 경지는 각자 본인들의 구도심과 수행정진이 따른다”는 불교의 진리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법당안에 있는 ‘노스님이 어린 제자에게 말없이 손끝으로 달을 기르키고 제자는 스승의 손가락을 보고 있는 모습’의 벽화에 대해 종교지도자들이 설명을 요청했다.
마벽 스님은 “종교와 교리에 묶여있으면 선지자들의 본래 가르치는 취지를 알아채지 못한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고 있는가! 하나님도 부처님도 그대 마음 안에 있다. 나의 주인공은 나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마음의 진면목은 어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스님은 중국의 허운대사(1840~1960)가 설파난 ‘깨달음’에 대해 설명했다.
“이것은 밝음(positive)이 아니다. 이것은 어두움(negative)도 아니다. 이것은 마치 빛과 같아서 온 우주를 감싸안는 것과(embrace)같다”
타코마 서미사측은 환담을 마치고 떠나는 종교지도자들에 김치를 선물하면서 한국의 정을 나눴다.
이날 모임에 대해 “종교지도자들이 종교간 벽을 허물고 타 종교도 알고 배우려는 자세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뒷따랐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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