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아파트 주민 3분의 1 이상이 65세 이상…인근 쇼핑몰에 머물기도

화재 아파트 인근 쇼핑몰 복도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 [로이터]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가 적어도 12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자택이 불에 타버린 이재민들도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32층짜리 아파트단지 '웡 푹 코트' 7개 동에서 43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당국은 전날 밤 기준 임시 대피소 9곳을 이용한 주민이 700명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 아파트 내 1천300여 가구(세대원 3천200명 이상)와 연락했다면서 임시 거처에 있지 않거나 연락받지 못한 경우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이재민들에게 기존 공공주택 가운데 1천800채가량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한시라도 빨리 도움을 받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70대인 리 모씨는 아내와 함께 친척 집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언제 임시 거처와 정부가 약속한 긴급 자금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지만 '기다리라'는 답변만 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블룸버그는 화재 현장 주변 쇼핑몰 한곳에서 밤사이 30여명이 모여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이 중 70대 주민 1명은 대피소는 너무 멀고 자식들의 집은 크지 않다면서 이틀간 이곳 바닥에서 잤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먹을 것과 마실 게 충분히 있다. 무료 호텔이 있는 걸 알지만 그곳까지 데려다줄 셔틀버스가 없다"면서 "이곳에 2∼3일 있는 건 괜찮겠지만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명확한 시간표가 없으면 속상할 것"이라고 했다.
화재가 난 아파트 주민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이며, 일부 주민은 수십년간 살던 집이 잿더미가 된 상태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홍콩 당국은 이날 가구마다 사회복지사 외에 공무원 2∼3명씩을 배정해 주민들이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신청서 처리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하는 임시 거처를 받은 이재민들도 불확실성 속에 불안해하고 있다.
70대인 이재민 토 모 씨는 임시 거처는 크기가 13㎡밖에 안 될 뿐만 아니라 2주만 머무를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4일 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면서 자식들의 집이 너무 좁아 같이 살 수 없고 다른 아파트를 임대할 돈도 없다고 걱정했다.
1983년부터 웡 푹 코트에 살았던 그는 아파트가 재건축돼 언젠가 돌아갈 수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SCMP는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재건축을 위한 해체나 건물 복구 과정 등이 복잡할 것이라면서, 화재 책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갈 길이 멀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빌딩안전학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화재가 장시간 이어진 만큼 건물 바닥이 심각히 손상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재 및 진압에 따른 급격한 온도 변화 탓에 콘크리트가 팽창 후 깨졌을 수 있고, 철근도 비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 구조 안전 평가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전체적인 건물 구조에 큰 타격이 없으면 외벽과 창문을 포함한 모든 시설을 교체하는 데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단순 복구가 아닌 재건축이 필요하면 과정이 더 복잡하며, 최소 4년은 걸릴 것으로 봤다.
화재가 난 7개 동의 구조 안전 평가에만 6∼7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한 구조공학 전문가의 추정도 나왔다.
한 입법회 의원은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아파트 외벽이나 공유 부문에 대한 소유권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사망한 경우 소유권 처리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화재 책임 소재나 피해액, 보험 보상액 등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집주인들은 피해자이지만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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