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평균 관세 20%대’ 추산
▶ 작년 산업생산지수 0.5%↑ 그쳐
▶ 생산·소비·설비투자 성장 불구
▶ 건설경기 부진이 하방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폭탄’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치인 2%에서 1% 중반까지 내려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다시 성장률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재인상할 경우 한국의 대미 평균 관세율은 현재 13.6%에서 20.3%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상호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상향하고 자동차, 자동차 부품, 목재 등 주요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우리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비판하며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현행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간 통상 환경은 다시 관세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은의 기존 분석에 비춰볼 때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성장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지난해 5월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 한국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로 상향된 뒤 해당 수준이 지속될 경우 당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이듬해에는 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물가·환율 여건이 당시 분석했을 때와 다른 만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관세율이 20%대로 올라설 경우 성장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8%로 예측했는데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률이 다시 잠재성장률(1.6~1.8%) 수준에 머물거나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는 셈이다.
관세 변수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그간 통화정책 결정문에 포함됐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표현을 삭제했다.
2% 수준의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 전망에 고환율,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고려할 때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관세 재인상이 현실화돼 성장률이 1%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은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의복·음식료품 등의 판매 증가로 0.9% 늘었고 설비투자는 3.6% 감소했다.
지난해 전 산업생산지수(2020년=100)는 114.2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2020년(-1.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반도체와 조선업 호황이 전 산업 생산을 이끌었지만 건설 경기 부진이 생산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다만 소비쿠폰 등 내수 진작책의 영향에 기대 겨우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투자 부문에서는 지난해 설비투자가 1.7% 증가했지만 건설기성은 16.2%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8.1%)보다도 부진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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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혜란·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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