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지연 카드
▶ 송언석 “비상수단 투쟁” 외쳤지만 국익걸린 데다 직권상정 땐 자충수
여당 입법 독주를 견제해야 할 제1 야당 국민의힘이 무기력한 모습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처리를 밀어붙이자 “비상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우겠다”고 강경 대응을 천명했지만, 되레 여당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반대했던 경북·대구 행정통합에 뒤늦게 찬성하는 등 ‘대여 전략’ 부재만 드러냈다. 2월 임시국회 내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큰소리치지만, 야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부터 풀라”며 오히려 조건을 내걸고 있다. 대여 투쟁 동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든 법안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정치가 바로 일당 독재”라며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현 체제는 이미 정상적인 민주공화정이 아니라 독재정이라는 인식하에 비상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소수 야당으로서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발악에 가까운 노력”이라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가 언급한 ‘비상 수단’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 카드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의원이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점을 활용해 당초 합의 시한인 3월 9일 이후로 법안 처리를 미루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충수 성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산업계가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국익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한 말을 뒤집어야 하는 상황도 마뜩잖다.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권은 “국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입법 지연 카드를 어렵게 꺼냈는데, 우원식 의장이 직권상정을 해버리면 국민의힘은 ‘국익을 배신했다’는 정치적 외통수에 몰릴 수 있다. 송 원내대표도 “국익과의 상충관계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심사숙고하겠다”며 고심을 거듭하는 배경이다.
6·3 지방선거 전 경북대구 통합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내달 3일 끝나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경북대구 통합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대여 투쟁 동력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통합법 처리 첫 관문인 법사위 문턱부터 넘기가 만만찮다. 송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에 조속한 법사위 개최를 요청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지만,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으로부터 “필리버스터부터 먼저 취소하라. 예의도, 도리도, 양심도, 염치도 없나”라며 핀잔만 들었다. 송 원내대표가 “말 돌리지 말고, 몽니 부리지 말고 답하라”고 즉각 치받았지만 국민의힘의 아쉬운 처지만 확인됐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반대급부 요구 가능성과 관련해 “통합법 처리에 다른 조건이 불을 수는 없다”고 일축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 요구로 경북대구 통합법을 본회의 안건에 추가하게 된다면 다른 민생경제 법안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전날 야당 몫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이 부결된 점도 대여 공세 포인트로 삼고 있다. 하지만 추천 위원이 12·3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유튜브 매체 ‘펜앤마이크’ 천영식 대표인 탓에 여론의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추천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30명가량이 불참해 송 원내대표가 이날 출석 관리에 소홀했다고 사과했다.
<
김현종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