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회장인 부친 정치 인맥·막대한 자금으로 파라마운트·워너 연달아 인수
▶ “할리우드의 왕 되기 직전… ‘미디어 재벌’ 머독 일가 전성기와 맞먹어”

데이비드 엘리슨 [로이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제작사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27일 인수·합병(M&A) 계약에 서명하면서 미디어·콘텐츠 업계 '공룡' 기업의 탄생을 예고했다.
앞으로 이 미디어 제국을 이끌어갈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에도 관심이 모인다.
미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데이비드 엘리슨은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배우로 할리우드에 처음 발을 들였다.
2006년 영화 '라파예트'(Flyboys)에서 조종사 역을 맡았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후 스카이댄스 미디어를 설립하고 영화 제작자로 전향했다.
2011년 코언 형제의 영화 '더 브레이브'(True Grit)로 첫 성공을 거두고, 이후 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탑건: 매버릭' 등을 제작했다.
이처럼 굵직한 영화를 제작해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스카이댄스는 할리우드에 수많은 제작사 중 하나였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업계 주목을 받은 것은 2024년 파라마운트 글로벌 합병에 뛰어들면서부터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영화 '대부' 시리즈, '타이타닉' 등을 제작해 온 명망 있는 스튜디오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비롯해 CBS 방송과 케이블채널 MTV 등을 보유한 대형 미디어 그룹으로, 인수전 역시 치열했다.
스카이댄스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일본 소니 그룹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쳤고, 지난해 8월 80억 달러(약 11조 5천억원) 규모의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1년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CNN뉴스는 "1년 전만 하더라도 데이비드 엘리슨은 한 작은 제작사의 대표였는데, 이제는 '할리우드의 왕'이 되기 직전"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처럼 미디어 제국 수장으로 올라서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이자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의 도움이 컸다.
2006년 스카이댄스를 설립할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투자받았으며, 할리우드에 자금줄이 말랐던 2010년대 초반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이번에 넷플릭스를 제치고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넷플릭스에 한 차례 밀리자 아버지로부터 약 400억 달러의 자금 보증 확약을 받았다며 워너브러더스를 설득했다.
아버지가 쌓아 둔 정치적 인맥도 힘을 발휘했다.
래리 엘리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며, 공화당 내 중진 의원들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워너브러더스 인수가 마무리되면 엘리슨 부자는 영화, TV, 뉴스, 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내다봤다.
우선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탄탄한 매출을 내고 있다. 또 오라클은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 운영사의 지분 15%도 보유 중이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CBS 뉴스와 CNN 뉴스를 동시에 소유하게 됐고, 1만 편이 넘는 영화 판권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와 할리우드 4위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 픽처스도 함께 운영하게 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부문에서도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HBO 맥스를 합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NYT는 엘리슨 부자를 '미디어 재벌'이라고 불렸던 머독 일가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수 거래가 성사되면 엘리슨 부자가 보유한 자산은 2000년대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스카이 위성TV 등을 소유했던 머독 일가의 전성기 시절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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