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대학들은 지난 10여 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 속에서 학생 모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정책적 제약, 노동시장과의 연계, 투명성에 대한 기대 상승 등 구조적 변화가 학생들의 가치 판단 기준을 바꾸고 있으며, 대학이 신뢰를 얻는 방식 또한 달라지고 있다. 입학·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이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홍보’가 아니라 학비·진로·삶의 선택이 걸린 고위험 결정 앞에서 신뢰와 브랜드 선호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문제다.
20년 넘게 공·사립 대학의 브랜드 전략과 모집·재정 개발을 자문해 온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예전부터 “그 학교가 나에게 맞을까”를 물어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026년 질문은 달라졌다. “이 학위는 실제 진로로 이어질까?”, “졸업 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이 대학은 내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사실을 말해줄까?”이 같은 회의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RNL과 할다(Halda)의 ‘2024 고교생 대학 진학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3%가 교육비용을 우려했고, 60%는 대학이 시간·비용·노력 대비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아트 앤 사이언스 그룹의 2025년 설문에서는 여전히 다수의 고교생이 “대학은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학의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조건부로 평가되고 있다는 신호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근거와 명확성,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진로 경로다. 북미 전반에서 가장 큰 구조적 변화는 유학생 통로의 축소다. 캐나다는 유학생 허가 쿼터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역시 비자 제한과 행정 지연으로 외국인 학생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 수요는 유지되겠지만 접근성은 낮아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환경에서 대학이 승부를 거두는 방식은 ‘더 크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전공 적합성, 진로 연결성, 학생 경험을 명확히 제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졸업 후 취업’은 각주가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 약속이 됐다.
학생들은 더 이상 캠퍼스 경험만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들은 결과의 경로를 선택한다. 중요한 것은 취업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 별로 현실적인 진로 경로와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임금 공개 확대와 AI 기반 채용 시스템 확산 속에서 학생들은 점점 더 ‘명확한 기준’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기대는 대학 홍보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총비용, 학업 일정, 학습 강도, 전공 별 성과에 대한 정보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신뢰와 차별화를 좌우하는 요소다.
과거에는 대학 홍보가 추상적인 약속과 아름다운 캠퍼스 사진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구한다. 졸업률, 취업률, 평균 초봉, 학자금 대출 상환율 등 검증 가능한 정보가 없다면 신뢰는 형성되지 않는다.
대학들은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사례는 AI를 ‘정체성’이 아닌 ‘인프라’로 활용하는 경우다. 제작·현지화·테스트 등에서는 AI를 활용하되 브랜드의 목소리는 실제 사람과 실제 이야기로 유지해야 한다. 학생들은 진정성을 빠르게 감지하며, 허위나 과장은 즉각적인 반감을 불러온다.
AI는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신뢰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자동화된 메시지보다 한 명의 졸업생이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가 훨씬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대학 선택에는 여전히 소속감·자부심·정체성 같은 감정적 요소가 중요하다. 그러나 2026년 학생들은 여기에 증거를 요구한다.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과 함께 그 경로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확신을 원한다.
전공 별 성과, 진짜 학생 이야기, 신뢰할 수 있는 교수와 동문 목소리, 투명한 기대치가 결합되지 않으면 메시지는 쉽게 평준화된다. 모든 대학이 “우리 학교는 특별하다”고 말할 때 실제로 특별함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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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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