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변호사가 수십건 제기
▶ 연방법원 가주 센트럴 지법
▶ 한 달 새 250건 접수 ‘남발’
▶ 전문가들 “사전 예방해야”

LA 한인타운 샤핑몰 내 장애인 주차 구역. [박상혁 기자]
포모나에서 마사지샵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 C씨는 지난 1월 업소를 방문했던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부터 시설 이용 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는 이유로 최근 소송을 당했다. 소장에는 C씨가 주차장 내 장애인 전용 공간 부족과 표지판·바닥 표시 미비로 연방 장애인법(ADA)과 캘리포니아 주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고 측은 시설 개선과 함께 법정 손해배상금, 변호사 비용 등 소송 관련 제반 비용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벨가든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 K씨 역시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를 이유로 지난 2월 말 소송을 당했다. 원고는 가게 방문 당시 장애인 전용 주차 표지판이 관목에 가려져 있었고, ‘Van Accessible’ 및 벌금 안내 표지판이 규정대로 설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휠체어 통로 내 장애물과 바닥 표시의 노후화로 평등한 접근권을 침해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K씨는 ADA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차별금지법 등 5개 항목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원고 측은 위반 건당 최소 4,000달러의 법정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 재판 비용 일체를 요구하고 있다.
남가주에서 영세 한인 업소를 대상으로 한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공익 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형식상 접근권 침해를 근거로 제기되지만 실제로는 법정 손해배상과 합의금을 염두에 둔 반복적 제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영세 업주들은 복잡한 법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에 휘말릴 경우, 막대한 재정적 부담과 법적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되는 실정이다.
앞서 소개된 두 사례는 모두 지난 13일자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센트럴 지법에 소장이 접수됐다. 이들 소송의 법률 대리인들 중에는 LA 한인타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한인 변호사도 포함돼 있는데, 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이들 변호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초까지 약 6개월 동안 수십건의 유사한 소송을 한인들을 비롯한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무더기로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장애인 공익소송을 당한 피고들은 한인 건물주를 비롯해 그로서리 마켓, 바디샵, 이발소, 구두 수선업체 등이며 소송 내용은 거의 비슷한 주장들을 담고 있다. 이를 포함해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센트럴 지법에 접수된 ADA 관련 전체 소송 건수는 지난 한 달 간 무려 25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10건에 달할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남발되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공익 소송은 연방 장애인법(ADA)과 캘리포니아주 관련법에 근거해 제기된다. 이들 법은 대중이 이용하는 상업시설에 대해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주요 기준으로는 장애인 전용 주차장 확보와 규격 준수, 업소 입구의 휠체어 접근성 확보,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이 있으며, 출입문 개폐 압력(5파운드 이하), 최소 통행로 폭(3피트 이상) 유지, 설비 높이 기준 준수, 화장실 안전 난간 설치 등도 포함된다.
문제는 일부 업주들이 관련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거나,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설 개선을 미루다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법은 위반 건당 최소 4,000달러의 법정 손해배상금을 규정하고 있어, 복수의 위반 사항이 지적될 경우 합의금과 소송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데이나 문 변호사는 “소송 이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며 “전문가를 통해 사업장 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고, 미비한 부분을 신속히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주가 직접 판단하기보다는 가주 장애인 전문가협회가 공인한 장애인 시설 감사 업체로부터 확인증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4월 무차별적인 장애인 공익소송을 규제하기 위해 발의된 ‘SB 84’ 법안은 영세 사업장의 부담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로저 니엘로 주 상원의원(공화)이 발의한 이 법안은 50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장애인 접근성 위반이 있더라도 즉각적인 소송을 제한하고, 위반 사항 통보 후 120일 이내 시정 시 법정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기존 ADA를 우회해 제기되는 소송을 차단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해당 법안은 일부 소송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영세 업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문제 인식 속에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향후 주의회 논의 과정에서 처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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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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