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영화에서 초인적인 힘을 앞세워 악당을 응징해온 슈퍼맨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세계 시민이 되겠다고 선언해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타임워너 계열 만화 출판사인 DC 코믹스가 발간한 슈퍼맨 액션 만화 900호에서 슈퍼맨은 유엔 본부 앞에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다.
슈퍼맨은 이 장면에서 "내 행동이 미국 정책을 돕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게 지긋지긋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화책에서 슈퍼맨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계획이라는 발언만 했을 뿐 시민권을 포기하는 장면은 없다.
이번에 나온 만화에서 슈퍼맨은 ‘머나먼 외계 행성에서 와서 캔자스주 농부 부부의 손에 자란 영웅’이다.
또 슈퍼맨은 이번 만화책에서 "세상이 너무 좁고 지나치게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하며 이전보다 훨씬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악과 싸우는 존재로 그려진다.
슈퍼맨은 지난 1938년 처음 세상에 나와 미국 국내 문제와 관련된 해결사로 그려졌다.
이번에 나온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갖는’ 새로운 슈퍼맨을 창조해낸 만화가 조 슈스터는 캐나다 사람이다.
비평가들은 이 때문에 슈퍼맨이 외계인으로 설정된 것도 이민자들의 삶을 비유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한다.
특히 보수주의 논객들은 ‘새로운 슈퍼맨’에 대해 비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보수 성향 언론 더 위클리 스탠더드(The Weekly Standard)의 선임 작가 조너선 라스트는 블로그를 통해 ‘미국을 거부한 슈퍼맨의 신념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슈퍼맨이 영국식 개입주의를 따르는 거냐 아니면 스위스의 중립주의를 따르는 거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DC 코믹스의 공동 설립자 짐 리와 댄 디디오는 공동 성명문을 내고 슈퍼맨의 변화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슈퍼맨 액션만화 900권에 담긴 이 짧은 내용은 슈퍼맨이 그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악과의 싸움에서 국제적인 문제를 좀 더 중요시하게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라며 "슈퍼맨은 자신을 받아준 미국과 캔자스주 스몰빌의 시골 소년이라는 뿌리를 항상 마음에 담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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