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백인소녀 한국말 경연 금상 차지
“한인 남학생 짝사랑하다 독학으로 배워”
“한국 친구들이 저한테 전생에 한국 공주였을 거라고 해요”
샌프란시스코 남쪽 벌린게임의 한 호텔에서 16일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주최로 열린 청소년 한국말 경연대회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수많은 재외동포들을 제치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른바 ‘토종 미국인’인 파란 눈의 백인 여고생이 2위에 해당하는 금상을 받아 화제다.
주인공은 메인주 포틀랜드시티 소재 디어링고교 10학년(한국 고교 1학년) 앨리사 도노번(16·한국명 한민아)양. 그의 유별한 한국 사랑에 대해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계 친구들은 그를 “전생에 한국 공주였을 것”이라고 말한다는 것.
도노번은 미국 전역과 캐나다, 남미, 동남아 등에서 참가한 300여명 가운데 3차례에 걸친 예선을 거쳐 뽑힌 5명의 경쟁자들과 함께 이날 최종 결선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말 솜씨를 뽐냈다.
이 대회는 한인 2세들이 주로 참가하는 대회여서 도노번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예선을 1위로 통과했을 때부터 화제가 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단상에 오른 도노번은 큰절을 한 뒤 “저는 보시다시피 한국사람이 아니고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소녀”라며 “한국인 친척이 한 분도 없지만 보통 미국인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 이름 한민아도 본인이 직접 지었다는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한국계 미국인 남자친구를 짝사랑하다가 그와 대화를 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그 친구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고백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게 됐고 그 아이 대신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처음 한국을 방문할 당시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2주간은 제 인생에 있어 제일 행복하고 신비로운 시간이었다”면서 “손으로는 장구를 치고 귀로는 판소리와 가야금을 들었으며, 한국 영화에도 푹 빠졌었다”고 말했다.
도노번은 대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능숙한 한국말로 “한국 대학에 진학해 언어학을 공부하고 싶다”면서 “한글의 간단함과 탁월함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글을 세종대왕께서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탁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이 왜 좋으냐고 물어도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좋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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