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약속했던 두 의원 돌아서 긴장 국면
동해병기 법안을 두고 표결을 할 VA주 상원 전체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은 3명이었다. 원래는 15명이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 두 명이 부지사와 법무장관으로 각각 선출되는 바람에 두 개의 공석이 생긴 것이다. 날짜는 2014년 1월16일. 일본의 방해를 줄이자는 생각에 마스덴 의원이 게릴라식으로 갑자기 열었던 교육소위 회의 때와는 달리 외부에 일정이 공개돼 일본 TV방송이 몰렸고 이미 관심을 갖고 보도를 해왔던 한국 언론이 포함돼 취재 경쟁도 시작됐다.
교육 소위를 6대0으로 통과를 했지만 피터 김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회장이 안심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일본이 로비회사를 고용한 데다 맥컬리프 주지사가 법안 자체를 죽이려 한다는 정황들이 포착됐기 때문.
지난 회에 언급한 대로 일본은 작년 10월부터 로비회사를 통해 압력을 넣고 있었고 한인사회의 동해병기 캠페인이 본의 아니게 일본 전역에 보도가 됐기 때문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일본 언론의 집중 보도 이후 외무성이 일본 대사에게 조치를 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본 대사는 작년 12월26일자로 맥컬리프 주지사에게 항의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 나중에 드러났다.
그리고 일본의 방해 로비는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듯 보였다. 바로 주지사의 지시를 받아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과 리차드 블랙 상원의원이 제출한 동해병기법안을 폐기시키려 노력한다는 증거들이 하나 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 번 째는 상원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태도 변화였다. 분명히 법안 찬성을 약속했던 의원 가운데 반대로 돌아선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같은 사실을 팀동해병기법안이 교육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에 오르게 되면 수정안이 제출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었고 결국 현실화됐다.
피터 김 회장은 상원 교육위 전체회의 당시를 잘 기억하고 있다. 만장일치로 소위를 통과해 올라온 법이었건만 마틴 교육위원장은 짜증이 난다는 표정이었다. “무슨 법안이 이렇게 복잡하냐” “또 올라 왔느냐” 하며 투정 비슷한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의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피터 김 회장의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마틴 의장은 “이걸 나중에 처리해야할 것 같다”며 다루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여차했다간 흐지부지 끝나 버릴 판이었다.
이때 구원자로 나선 의원이 챨스 윌리엄 캐리코 교육소위 위원장이었다. 그는 차근히 법안의 내용과 제출 배경을 설명하며 마틴 위원장을 진정시켰다. “그러면 두 개의 법안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대답이 마틴 위원장의 입으로부터 나왔다. 표결에 부치겠다는 의사였다.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을 다시 명료하게 정리한 사람은 리차드 블랙 의원이다. 그는 “내 법안(SB 15)을 마스덴 의원의 법안(SB 15)에 포함시키겠다”며 바로 투표하자고 밀어붙였다. 지한파로 통하는 블랙 의원이 자신의 명예를 버리고 대의를 택하겠다는 결단을 한 것이다. 표결 전에 드러난 거침돌들이 모두 제거된 듯했다.
하지만 장애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메이미 로크 의원과 루이스 루카스 의원이 이번엔 딴지를 걸었다. 흑인인 이들은 “왜 한인 커뮤니티만 편애 하느냐”는 투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과거에 흑인들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법안이 제출됐을 때는 관심을 안 가졌는데 왜 동해병기 법안은 통과시켜야 하느냐는 논리였다. 피터 김 회장과 만났을 때는 법안에 찬성을 하겠다던 의원들이었는데 반대를 하고 나서니 김 회장은 기가 막혔다. 일본의 방해 로비, 또는 주지사의 압력 때문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계속><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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