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잘 나가는’ 국장급 고위간부가 무급 휴직계를 내고 가족과 함께 1년간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중학생 초등학생인 세 아들을 1년간 휴학시키고 전재산인 아파트 전세금을 빼내 마련한 돈으로 미련 없이 떠난다.
이성(44)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이 가족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는 “점점 흑백논리로 무장돼 가는 아이들에게 여유로운 마음과 열린 사고를 갖도록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강남은 다 좋고 강북은 후지다는 생각, 메이커는 뭐든지 좋다는 생각, 1등이 아니면 필요 없다는 식의 광고 등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반문과 함께 세계일주를 계획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단장은 5대양 6대주를 두루 섭렵하는 여행일정도 주로 후진국들에 비중을 두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그 곳 사람들의 인생과 나름대로 가치 있는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뭔가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이단장은 19년 동안의 공직생활은 그야말로 상한가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지난 80년 행정고시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요직 중의 요직만 거친 끝에 올 3월 부이사관으로 승진까지 했다.
이단장은 “남들이 ‘미련 곰탱이’라고 하는데 사실 미련하기 때문에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며 “1년 뒤 돌아와서 어떻게 할지는 도착한 후부터 걱정하기로 가족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단장의 가족여행 사연이 전해지자 각계의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LA의 한 사업가는 이단장 가족이 미국에 온다면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누구나 평소 마음 속 깊이 갖고 있으면서도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꿈을 실행하는 것을 보며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는 등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단장의 여행 동기인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서’란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이곳에 이민 온 많은 한인들이 ‘자녀들을 위해서’란 말들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과연 이곳에 이민 온 한인들은 자녀들의 무엇을 위해서 고달프고 힘든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인청소년들의 마약 복용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청소년들은 처음에 마리화나로 시작,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엑스타시 복용단계를 거친 후 히로뽕이나 코케인에 중독 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마약 복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평소 부모들의 특별한 관심과 대화라고 말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용돈이나 듬북 쥐어주며 그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시켜주는 것이 자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자녀들의 고민과 고충을 듣고 헤쳐나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 자녀를 위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꿈(?)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 스스로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진정 자녀들의 장래를 위하는 길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 모든 것을 접어두고 세계일주 배낭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자녀들이 처해있는 상황만이라도 파악해 보다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비젼을 제시해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먼저 이단장 가족의 이번 세계일주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값진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이를 계기로 이곳에 이민 온 한인들도 자녀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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