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 불법 이민에게 주어지는 혜택 악용 막으려
뉴욕의 케네디 국제 공항 제4 터미널에 가면 ‘공항 치과의’ 사무실을 찾을 수 있다. 공항에서 공항 직원이나 여행중인 비즈니스맨을 치료하기도 하는 이 공항치과의에게는 사실 특별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다. 이민국과 계약 아래 서류에 표기된 나이보다 많아 보이는 불법 입국자의 치아와 손목 뼈 X-레이를 통해 실제 나이를 판독하는 일이 그것으로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중국, 소말리아, 스리랑카, 알바니아, 온두라스등지에서 온 18세 미만을 자처하는 이들이 이 방을 거쳐갔다.
공항에서 이민국 직원들은 서류상에는 미성년이지만 실제로는 늙어 보이는 불법 입국자들을 이 사무실로 데려간다. 이민법상 불법 입국한 미성년자들은 어른들과 달리 당장 추방당하지는 않는다. 대신 누구든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인계되는등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이민국은 정치적 망명이 허락되거나 학대 또는 유기를 이유로 이민청소년 특별 지위가 인정된 미성년자의 경우 미국 체재를 허용한다. 대부분의 케이스는 판결이 나기까지 최소한 6개월이 걸리는데 만일 망명이 허가되지 않을 경우에도 본국에 있는 친척들과 연락이 닿아야 비로소 송환시킨다. 미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구금시킬 수 있는데 그 동안에도 아이들은 안전상 성인과 별도로 수용된다. 따라서 이민자의 입장에서 미성년으로 판정받으면 여러 가지로 유리한 것이다.
이민자의 나이를 판별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치아와 손목의 X-레이 사진인데 이 방법도 완전하지는 않다고 뉴욕 유니버시티 치과대학의 방사선과장 허버트 프로머 박사는 주장한다. X-레이 필름만 보고 한 사람이 18세를 넘었는지, 아닌지를 정확히 판별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민국은 일단 치과의사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이민자 권리 옹호단체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케네디 공항에서 근무하는 공항치과의 로버트 트레이저 박사는 라과디아 공항에도 조그만 사무실을 가지고 그곳으로 입국한 불법 이민들을 심사하고 있다. 하는 일이라야 X-레이 사진 찍는 일로 기껏해야 20분 정도가 걸리지만 치과용 드릴과 엄숙한 의사 선생님, 줄지어 늘어선 약병만 보고 기절해 버리는 이들도 있다.
이 공항치과의의 일은 1997년 4월 이민법 개정이후 더욱 바빠졌다. 망명을 원하는 불법 이민을 전처럼 일단 방면시켰다가 심사일에 출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 추방시키거나 수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민국은 몇 년전 수용소에서 미성년 소녀가 강간을 당한 이후 미성년자와 성인을 함께 수용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 이민국이 구금한 미성년자 숫자는 4607명이었다.
마이애미에서는 치아와 손목 검사를 각각 다른 의사가 맡고 있지만 트레이저박사는 두가지를 모두 한다. 우선 어금니를 들여다보고 사랑니가 났는지를 살핀다. 백인 남자의 경우 사랑니 4개가 모두 난 사람은 18세가 넘었다고 보면 된다. 흑인 남자의 경우 17~21세, 여자들은 남자보다 6개월 정도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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