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적 색채에서 벗어나려는 부시 선거진영의 노력은 해외정책분야에서 한결 돋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국제문제 이슈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공공연히 자랑, 코소보사태, 아시아지역 금융위기등에 대처하려는 행정부 노력에 시비만 거는 등 해외정책에 관한한 함량미달의 자세를 보였다.
부시는 그러나 이번주 공화당전당대회에 저명한 국제주의자들을 대동하고 나섰다. 부시가 승리할 경우 국무장관으로 유력시되는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은 전당대회 개막 첫날 주 연설자로 등단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또 전 국방장관이자 부시의 러닝메이트인 딕 체니등의 연설 일정도 잇따랐다.
부시는 해외정책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유세중 해외정책상의 공약을 자제하는 신중함도 보이고 있다. 카터는 지난 1976년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했다가 애를 먹었다. 레이건, 클린턴등도 이와 비슷한 우를 범했었다. 부시는 지금까지 이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과 확고한 해외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부시 선거진영은 클린턴 행정부의 해외정책을 공격하면서 중요 해외정책 이슈에 대한 확실한 입장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이른바 ‘소프트 이슈’로 불리는 문제들, 예컨데 에이즈확산문제, 제3세계의 빈곤문제등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부시팀은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공화당이 편협한 고립주의성 입장을 지양, 국제문제에 보다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어찌됐든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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