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권·시민권 심사 사실상 ‘중단’, 4월27일이전 신청자 ‘재조회’ 지시
▶ 한인신청자들 ‘심사 장기화’ 불안 고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신청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전면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영주권과 시민권 등 주요 이민신청 절차가 사실상 ‘일시 중단’ 상태에 들어가면서 한인을 비롯한 수많은 이민신청자들의 심사 지연이 불가피해지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은 최근 내부 지침을 통해 망명, 영주권, 시민권 등 대부분의 이민 혜택 신청건에 대해 강화된 연방수사국(FBI) 신원조회를 재실시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새로운 심사 기준에 따른 조회를 완료하지 않은 모든 계류 중 사건에 대해서는 승인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명확히 하면서 사실상 심사 중단 조치가 내려진 셈이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행정명령은 FBI가 보유한 범죄기록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이민국이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내 체류 중이거나 입국을 시도하는 외국인 가운데 범죄 전력자나 잠재적 위험인물을 보다 효과적으로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새 지침에 따르면 지문 제출이 요구되는 대부분의 이민신청이 이번 강화조치의 적용 대상이다. 영주권 및 시민권 신청은 물론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가족이나 약혼자를 초청하는 이민 청원서 역시 포함된다.
무엇보다 4월27일 이전에 FBI 조회결과가 접수된 신청건에 대해서도 모두 재조회가 요구되며, 담당 심사관들은 재검증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승인 결정을 보류해야 한다.
단, 기각이 예상되는 신청 건에 대해서는 재조회 없이 바로 불허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USCIS 측은 “연방 범죄 데이터베이스 접근 확대를 바탕으로 신청자 검증 절차를 한층 강화했다”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처리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민의 안전과 공공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민 변호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이미 심각한 적체 상태에 놓인 이민 심사 시스템에 추가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USCIS의 심사 지연은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일부 신청은 수년씩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재조회 작업이 진행될 경우, 처리 속도는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집권 이후 이민 정책 전반을 한층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검토해 ‘반미 성향’ 여부를 판단하려는 시도도 그 일환이다.
또한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국가 출신에 대한 입국 및 이민을 제한하는 이른바 ‘트래블 밴’ 정책을 재가동하고, 일부 국가 출신 신청자에 대해서는 망명 심사를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불법 이민 단속뿐 아니라 합법 이민 절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신원조회 강화 조치는 합법적으로 체류 신분을 취득하려는 이민자들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어, 한인사회에서도 심사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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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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