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 요즘 과열도 불경기도 아닌 거의 완벽한 상태의 미국 경제를 표현하는 데 자주 쓰이는 말이다.
골디락스는 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으로, 곰들이 사는 집에 들어가 ‘너무 뜨겁지 너무 차갑지 않은’ 죽을 맛있게 먹었다는 데서 따온 것이다.
미국 경제는 올 들어 1분기(1~3월)까지 과열기미를 보였다. GDP성장률이 5%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실업률이 4.0%로 낮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로 올라섰다.
게다가 주가가 계속 상승바람을 탔다. 나스닥지수는 5,000포인트를 넘어 6개월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어 올랐다. 이에 따라 경기과열을 우려한 연방준비은행(FRB)은 지난해 6월 이후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1.75%포인트나 인상해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려고 나섰다.
덕분에 2/4분기 이후 미국경제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5.2%로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그간 성장을 주도하던 소비지출 증가율이 5%대에서 3%대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산업생산 및 건설부문도 증가세가 낮아지고 있고, 소매고도 4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일 발표된 2분기 노동생산성은 무려 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노동생산성 증가율(1.9%)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에 따라 노동생산성을 감안한 임금수준 지표인 단위노동비용(노동비용/ 산출량)은 지난 2분기 중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동시장에서 경색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단위노동비용은 오히려 하락함으로써 임금상승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은 그다지 크지않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경기가 다소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미국경제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물가안정 속의 경기호황’(올 8월 현재 113개월째 경기확장이 이어지고 있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2%에서 올 1분기 3.2%, 2분기 3.3%로 크게 올랐지만 이는 주로 원유가격의 급등에 의한 것이었다. 식료품과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의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은 지난 1, 2분기에 각각 2.2%, 2.3%를 기록하여 작년의 2.1%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월가를 비롯,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오는 22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FRB가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FRB는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가능한 한 보류하는 기회의존적(opportunistic)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동화에서처럼 골디락스가 죽을 먹고 아기 곰의 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사이, 세 마리 곰이 들이닥치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세 마리 곰으로는 ‘낮은 개인저축률’,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능성을 들고 있다.
개인저축률은 90년대 들어 계속 낮아져 지난해 1%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두 분기 연속하여 0.2%선으로 떨어졌다. 경상수지는 올 들어 적자폭이 급속히 늘어나, 적자폭이 지난해 3300억달러에서 올해에는 4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증시가 올 들어 상당 폭의 주가조정을 겪으면서 폭락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 미국 주가는 96년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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