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스키 보이스 `남자`오해 화사한 모습으로 탈바꿈
“아, 서문탁씨가 여자였군요”
서문탁(22)은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그는 거칠고 파워풀한 허스키보이스로 `남자 아니냐’는 오해를 줄곧 받아 왔다. 심지어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악성 루머가 돌기도 했다.
1집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의 중량감 있는 목소리만 들은 이들은 영락없이 그런 착각을 할 수도 있다. 사실 그때는 모습도 `머리 기른 남자 로커’에 가까웠다. 그때는 무겁고 탁한 이미지로 적어도 20대 후반 이상은 족히 되어 보였다. “하도 남들이 제 나이를 안 믿길래 아예 나이를 서너 살 올려서 얘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이번에는 머리도 고운 황금색으로 물들이고 핑크, 오렌지 등 메이크업도 화사한 색으로 바꿨다. 살을 5kg정도 더 빼 하늘하늘한 느낌마저 든다. 중량감과 박력은 음악으로 전달하면 됐지 굳이 외양까지 그렇게 비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화면속 제 모습이 부담스럽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서문탁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총 18kg 의 체중을 감량했다. 이번에도 역시 복싱이 주효했다. “사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무식할 정도로 하나에 몰두하는 구석이 있어요” 서문탁은 자신의 폐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돼 복싱을 시작했고 내친 김에 아마추어 복싱선수로 나선 경력이 있다.
대학(고려대 사회학과)에 진학할 때도 그랬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공부를 거의 팽개치다시피 하다가 고 3 한해 동안 바짝 공부하여 성적을 올렸다. 이번에도 그 성격대로 과감한 변신을 한 것이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변신은 좋으나 자칫하면 비주얼만 신경쓰는 가수로 생각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로커로 출발했으나 결국 댄스와 립싱크로 승부하는 엔터테이너로 변질한 사람들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었다. “과일장사 할 때보다 더 힘들더라구요”. 그는 고교 시절부터 주유 소 아르바이트, 과일장사 등 궂은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그중 가장 힘든 게 과일장사였는데, 이번 변신 고민은 그보다 더 컸다는 말이다.
“사실 로커가 반드시 거칠고 저항적인 모습으로 비칠 필요는 없잖아요?” 시대에 맞는 음악적 감성을 록이라는 형식으로 담아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랑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가슴을 달래주는 가수가 되기로 했다. “들으면서 `아, 저건 내 얘기야’하는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그래서 음악에서는 더 깊이를 추구했다. 가녀린 떨림으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사슬’을 비롯하여 끈적이는 블루스의 느낌과 사이키델릭한 색깔까지 구사하는 등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다. 1집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이 한번 들으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면 2집 타이틀곡 `사슬’은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들을수록 애절하고 진한 느낌을 준다.
“제 노래에는 아직 느낌이 충분히 녹아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는 유달리 `목소리’에 욕심이 많다. 가슴저린 사랑과 더불어 인생의 쓴맛까지 담아낼 수 있는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꿈은 `로커 서문탁’도, `싱어송라이터 서문탁’도 아닌 `가수’ 서문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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