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 전 FBI국장 또 기소
▶ SNS에 조개 배열 사진에
▶ 파우치의 전 수석고문도
▶ ABC도 면허 고리로 압박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FBI 국장. [로이터]
연방 법무부가 팸 본디 전 장관이 경질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 보복’에 다시 고삐를 죄는 듯하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새로운 혐의 사실로 재차 기소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측근을 기소함으로써 파우치 전 소장의 턱밑도 겨누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력 선동 논란을 빚은 온라인 게시물과 관련해 두 번째 형사기소를 당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8일 보도했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코미 전 국장이 이날 지난해 5월 소셜미디어에 조개껍데기들이 ‘86 47’이라는 모양으로 배열된 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해 기소됐다고 밝혔다.
‘86’은 누군가를 금지하거나 제거한다는 의미이며,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의 속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이어서 ‘86 47’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력 행위 선동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코미 전 국장은 논란이 일자 이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했고 이후 자신이 우연히 조개껍데기를 발견했을 뿐 직접 배열한 것은 아니며 폭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에도 코미 전 국장을 ‘러시아 게이트’ 의회 증언과 관련해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후 법원은 해당 사건 기소를 담당한 검사장이 불법으로 임명됐다면서 공소를 기각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 수사에 나섰다가 트럼프와 오랜 갈등을 빚었다.
법무부의 이번 움직임은 본디 전 장관의 경질 사유로 알려진 배경, 즉 자신의 정적들을 기소하는 데 법무부가 적극적·효과적이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이번 기소는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 행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사흘 만에 이뤄진 점에서도 주목된다. 총격 용의자는 대통령 암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법무부는 또 파우치 전 소장의 수석고문이자 NIAID 소속 바이러스학자인 데이비드 모렌스 박사가 28일 기소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모렌스 박사에 대해 공공기록 파기, 변경 또는 위조, 기록 은닉·반출 또는 훼손, 방조 및 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수십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내용이다. 그가 국립보건원(NIH)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보조금 관련 논의를 주고받아 공공기록법을 의도적으로 우회했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모렌스 박사에 대한 기소로 파우치 전 소장 역시 법무부의 사정권에 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파우치 전 소장에 대한 ‘보복성 기소’를 우려해 그를 대한 ‘선제적 사면’을 했지만, 주 검찰 차원의 기소는 가능하며, 거액의 민사 소송도 가능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정적인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한 기소에 우려를 표명해 온 마리아 메데티스 롱 연방검사가 수사에서 손을 떼고 사임한 것으로 지난 17일 보도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행보는 토크쇼 진행자 겸 유명 코미디언 지미 키멀과, 그가 토크쇼를 진행하는 ABC 방송을 향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키멀은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총격이 벌어진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을 이틀 앞두고 토크쇼에서 “트럼프 여사님, ‘예비 과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네요”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멀을 해고하라고 ABC 방송에 요구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는 ABC의 모회사인 디즈니를 상대로 다음달 28일까지 면허 갱신 신청서를 내라고 지시했다. 이는 2028년 10월로 예정됐던 갱신 시점을 2년 넘게 앞당기는 것으로, FCC가 거론한 면허 재검토 대상은 ABC방송의 미국 내 8개 지국이다.
키멀의 토크쇼는 지난해에도 FCC의 면허 취소 압박에 무기한 중단됐다가 여론 반발로 재개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파를 향한 사법적·행정적 압박은 이처럼 그의 재집권 이후 1년여 내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 압박에 저항해 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준 청사 공사비용 과다 지출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후임 의장의 인준 문제가 돌출하자 최근 수사를 중단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상원의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잭 스미스 전 특별검사 등에 대해서도 수사·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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