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방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낙태약 RU486만큼 혁신적인 응급 피임약이 조용히 관심을 끌고 있다. 성관계후 72시간내에 먹으면 RU486처럼 임신을 종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방지하는 이 약의 이름은 ‘플랜 B(플랜 A, 즉 일상적인 피임방법이 실패했을 경우에 시도해 보는 플랜 B라는 뜻)’. FDA에 의해 처방약으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워싱턴주에서는 이미 여성들이 의사를 찾지 않고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워싱턴주내 약국의 13%에 해당하는 155개소에서 취급하는 이 약을 구할 수 있는 약국의 이름은 (888)not-2-late로 전화하거나 이 약의 제조사 웹사이트인 GoToPlanB.com에서 알 수 있는데 현재 알래스카의 공중보건단체도 여성들이 이 약을 의사 처방없이 구할 수 있도록 파일롯 프로그램을 실시중이며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에서도 곧 비슷한 프로젝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 노르웨이가 이달초부터 비슷한 약인 ‘노르레보’를 두통약이나 감기약과 같이 약국에서 판매하게 했으며 프랑스 의회도 지난 5일부터 이 약을 학교 간호사가 10대 소녀들에게 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캐나다. 아프리카 및 아시아, 남미 제국에서도 승인된 제품인 이 약은 궁극적으로 소위 ‘모닝 애프터 필’과 같은 작용을 한다. 즉 성관계후 다량의 호르몬을 이용하여 임신을 방지하는 것인데 의사들이 여러 가지 피임약을 섞어서 주는데다 많은 여성들에게 메스껍고 구토를 일으키는 이제까지의 모닝 애프터 필과는 달리 ‘플랜 B’는 별도 포장되어 판매되며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기 전에 사용하므로 낙태 유도가 아닌 임신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부작용도 훨씬 덜하다. 프린스턴대학의 우드로 윌슨공중보건대학원 부원장인 제임스 트루셀박사 같은 사람은 이 비상피임약이 널리 사용되면 원치않는 임신 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플랜 B’는 이런 약이 정말로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공중보건전문가들이 콘소시엄을 형성, 헝가리의 한 제약회사에서 제조하고 미국내에서 판매를 담당할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1999년 7월 28일에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 이제까지는 가족계획협회나 보건소등이 주 고객이었으나 2개월전부터는 상업용으로도 판매를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FDA에 매약 판매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비피임 성관계후 72시간 이내에 다량의 피임약을 먹으면 임신이 방지될 수 있다는 것은 25년전부터 알려져온 사실로 의사들은 여러 가지 상표의 피임약을 섞어서 여성들에게 투약해왔다.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응급 피임약을 먹고도 임신이 된 태아에게는 아무런 위해가 없으므로 약을 먹기 전에 임신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한편 워싱턴주는 주법상 약사와 의사의 합의에 따라 의사가 약사에게 피임약이나 예방약등 특정 처방약을 판매하고 환자를 상담할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부터 ‘모닝 애프터 필’로 다량의 피임약을 판매해온 워싱턴주 약국에서 요즘엔 ‘플랜 B’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데 알라스카와 오리건, 캘리포니아주도 조금 다르지만 의사와 약사간 비슷한 협약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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