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증권투자가들 충격 다우지수 1만선 붕괴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다우존스 10,000선이 18일 마침내 붕괴됐다. 지난 3월 5,000선을 돌파했던 하이텍 중심의 나스닥은 불과 반년새 3,000선도 위협받고 있다. 투자만 하면 이익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미국 증시-. 그 ‘약속의 땅’이 요동을 치면서 밤잠을 설치는 한인투자가가 한 둘이 아니다. 주가폭락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한인투자가들의 실상과 문제점을 2회에 걸쳐 긴급 게재한다.
한인 주식 투자가들의 ‘우울증’은 요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공돈 처럼 여겨지던 주식투자 이익으로 벤즈를 사들리며 기세를 올렸던 이들이 지금은 ‘마진콜’(margin call)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낙폭도 우량주에 비할 바가 아닌 하이텍에 중점 투자했던 직장인 중에는 몇 달치 봉급을 하루아침에 날린 경우도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많지 않은 돈일지 모르나 그들에게 그 돈이 전부였으므로 소액 투자가들의 속쓰림도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공인회계사 강모씨(45)-. 주식 열풍이 몰아친 작년 컴퓨터 데이 트레이딩을 통해 석달만에 3만달러이상을 번 후 본업보다는 주식투자에 더 매달렸다. 그때는 전망좋은 하이텍 기업에 투자하면 하루에 1,000~2,000달러는 쉽게 벌었다. 올 5월부터 주식시장이 불안해졌지만 그동안 번돈을 주가가 바닥세를 쳤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하이텍 우량주에 몽땅 쏟아 부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어긋나 주가는 그때의 3분의1선. 지금은 손실이 너무 커 처분하지도 못하고 장이 좋아질 날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박모씨(55)는 더 심한 경우. 주위로부터 주식에 관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는 올초와 중순에 야후, 컬컴 주식을 거의 바닥세라고 생각할 때 자본금에 마진(주식을 담보로 빚을 얻어 투자하는 방식)까지 합해서 각각 500주씩 구입했다.
절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이 우량주가 거의 4분의1 수준으로 폭락해 증권사로부터 빚진 돈을 갚으라는 통지를 받고 울며겨자 먹기로 처분해 5만달러를 잃고 빚마저 지게 되자 요즈음 “본전 생각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타운 한 단체장은 주위에서 너나없이 주식투자로‘땀 흘리지 않은 돈’을 벌어 들이자 덩달아 주식에 손을 댔다가 스트레스 때문에 위장병까지 걸렸다. 손해를 감수하고 최근 보유주식을 몽땅 팔아치운 그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매일 고문을 받는 것 같았다. 손해는 많지만 그 스트레스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더없이 홀가분 하다”며‘투자의 고통’에 고개를 내저었다.
타운 직장인 최모(38)씨는 그동안 은행에 저축해 놓았던 전 재산과 크레딧 카드 빚까지 얻어 데이 트레이딩에 나섰다가 카드 빚은 빚대로 지고 저축은 고스란히 날렸다. 주식을 완전히 처분하고 지금은 주식 투자에서 손을 뗐지만 매달 날아오는 크레딧 카드 명세서만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한다.
직장에서 제공하는 401K 연금에 가입한 많은 한인 직장인들도 정기적으로 스테이먼트가 날아올 때 마다 기분을 잡친다
타운직장인 안모씨(44)는 “세월만 지나면 무조건 액수가 늘어나는게 401K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주식에 투자할 돈도, 관심도 없지만 어쩔수 없이 주가폭락의 피해자 대열에 동참한 기분이 말씀이 아니다”고 말하는등 주식폭락의 증후군은 한인 커뮤니티 전체에 만연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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