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기의 첫 백악관 주인을 가릴 대선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 판세와 변수, 그리고 두 후보의 전략을 3회의 시리즈를 통해 점검해 본다.
대통령 선거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백악관 가는 길’은 여전히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시계 제로’의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다. 오차한계 내에서 움직이는 후보들의 지지율 차이는 "60년도 대선 이후 최대의 혼전"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당초 선거 전문가들은 3회에 걸친 TV토론회가 끝나면 후보들간의 뚜렷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LA 전당대회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 1차 토론회 전까지만 해도 선두주자 자리를 굳힌 듯 보였던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토론에서 이기고도 지지율에서 참패하는 기현상을 연출하면서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의 추월을 허용, 막판 판세를 또다시 예측불허의 혼돈 속으로 밀어 넣었다.
3차 토론회가 끝난 지난 17일 이후 주요 언론기관이 집계한 지지율을 살펴보면 부시는 고어에 비해 2~3% 포인트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ABC방송이 45~48%, 뉴욕타임스/CBS가 44~42%, 뉴스위크가 43~45%로 모두 부시의 우세를 점쳤지만 이들 모두가 오차한계 내의 접전이라 부시가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USA투데이와 CNN이 21일 부시가 51~40%로 고어를 압도했다는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반면 23일자 뉴욕타임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어가 힘을 받고 있다"며 재역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등 엇갈린 보도를 내놓았다.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도 부시가 고어를 앞질렀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근착 뉴스위크지는 부시가 192명, 고어가 14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고 USA투데이는 131명 대 167명으로, MSNBC도 209명 대 175명으로 부시가 우세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백악관에 입성하려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과 유력 언론사들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현재 부시가 유리한 입장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같다. 그러나 둘 사이의 간격이 워낙 좁아 전체 유권자의 8~10%에 달하는 부동표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백악관의 임자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고어와 부시가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서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채 접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두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고어와 부시를 못 미더워하고 있다. 고어를 찍자니 지도자적 품성에 의문이 들고 부시를 밀자니 경험과 국정수행 능력이 불안스러워 오락가락 하는 유권자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부시와 고어에게 앞으로 남은 2주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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