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다소곳한 모습을 지어도 배우 김윤진(27)에게선 여전사 이미지가 풍긴다. <쉬리>가 워낙 강했던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총을 겨눈 채 또르륵 한방울 눈물을 떨어뜨리는,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것으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그의 연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새 영화 <단적비연수>(강제규필름, 박제현 감독)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선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김윤진의 여전사 이미지는 여전히 살아 있다. 원시성이 강조된 때문인지 더욱 강하게 덧칠돼 있다. <단적비연수>와 <쉬리>에서의 김윤진을 비교해보는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총 대신 활을 쥔 김윤진
<단적비연수>에서 김윤진은 명궁 `연’으로 등장한다. 부족장의 혈족인 그는 화산족 여자 가운데 유일한 전사다.
김석훈(단 역) 설경구(적 역) 등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그의 양손엔 칼과 활이 쥐어져 있다. <쉬리>의 저격수 마냥 <단적비연수>에서도 김윤진은 명궁이다. 원시적인 감정의 벌판을 내달리는 그에게 활은 유일하게 여성적 느낌을 풍기는 매개물이다.
<쉬리>에서 김윤진은 사랑하는 남자(한석규)를 죽여야 되는 애처로운 운명에 짓눌렸었다. <단적비연수>에서도 김윤진의 사랑은 엇갈린다.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설경구의 마음이 최진실(비 역)을 향해 있는 탓이다.
그가 남자들을 능가하는 전사이기에 사랑만큼은 항상 엇갈리는 것일까.
설경구와 부족의 생명 사이에서 그가 선택하는 쪽은 어디일까. 그의 연기가 무르익은 때문에 어떤 걸 선택해도 관객들은 동의할 것 같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맞바꿨던 <단적비연수>
김윤진에게 <단적비연수>는 반드시 흥행 `대박’을 터뜨려야 되는 작품이다. 전국 300만 명 정도의 흥행으로도 욕심이 차지 않을, 엄청나게 기대하는 작품이다.
지나친 욕심처럼 보이지만 김윤진 처지에선 당연한 욕심이다.
김윤진이 <단적비연수> 출연을 결정했던 때는 지난 해 이 맘 때. 만 1년 동안 <단적비연수>에만 매달렸던 셈이다.
그 사이 김윤진은 정말 욕심나는 일 하나를 포기했다.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이영애가 호연한 소피 역이 김윤진에게 맨 먼저 섭외가 들어왔다. 영어 대사를 해야 하고, 지적인 이미지가 필요한 스위스 혼혈 여장교 역이었던 때문에 재미동포 출신의 김윤진이 우선 순위로 거론됐다.
김윤진도 욕심났다. 그러나 당시는 <단적비연수> 촬영이 한창일 때. 김윤진은 결국 <공동경비구역 JSA>를 포기했다. 이영애의 영어 대사 공부에 도움주는 것으로 만족한 채.
그러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작품이 <단적비연수>이니 웬만한 흥행 성공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일본에서 한국 여배우로는 최고 스타
김윤진의 명성은 일본에서 더욱 대단하다. <쉬리>의 흥행 성공 덕택에 김윤진은 일본에서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아이콘으로 대접받고 있다.
한국 여배우가 등장하는 내용의 영화 <스위치> 제작사인 트윈스 재팬이 모든 여배우들을 제쳐두고 오로지 김윤진에게만 3개월 가량 매달려 끝내 캐스팅한 사례가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김윤진은 <단적비연수> 촬영을 마치자마자 일본으로 날아가 일본 영화 <스위치>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스위치>는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초 일본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단적비연수>의 일본 개봉 스케줄도 내년 상반기로 잡혀 있다.
따라서 내년 초 김윤진 바람이 일본에서 또 다시 거세게 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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