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헌츠빌, 교도소 출소자들로 독특한 풍경
각자에게는 똑같은 것이 주어진다.
싸구려 옷과 50달러짜리 수표, 그리고 타운을 빠져나가는 버스표 한 장.
인구 3만6,000명의 동부 텍사스 타운 헌츠빌에서는 이들을 매일 볼 수 있기 때문에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들은 주중에 매일 100명씩 교도소에서 석방되는 사람들.
텍사스주에는 모두 58개 교도소에서 13만명이 복역하고 있지만 가출옥이건 만기 출소건 풀려나는 장소는 주립교도소 본부가 있는 이 곳이다.
크리스마스가 있었던 지난 주에는 더욱 붐벼 하루에 거의 200명씩 출옥했다.
몸에 잘 맞지 않는 밝은 녹색 반팔 셔츠에 개인사물을 담은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붉은 벽돌로 지은 교도소 정문을 나서는 이들은 혹시 반가운 얼굴이 마중나오지 않았을까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소자들은 반기는 사람없이 교도소건물과 집들이 늘어선 거리를 지나 쓸쓸히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출소자들은 수표를 바꾼 현금으로 옷을 구입, 교도소에서 준 옷을 갈아 입는다.
어떤 사람은 담배부터 사서 한 모금 연기를 깊이 들여 마신다. 교도소내에서는 한 갑에 1달러하는 담배를 3달러나 줘야하는데 대한 불만을 얼굴에 그리면서 말이다.
"교도소의 냄새를 빨리 없애고 싶다. 당국에서 준 옷은 사람들에게 ‘나는 지금 방금 출소했다’고 알려주는 표식이다"
교도소에 여섯 번째 출입한 41세의 케네스 존슨은 말한다.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떠날 때까지 헌츠빌 거리에는 곳곳에 출소자들의 줄을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표를 사기 위한 줄, 공중전화앞에도 줄, 첵캐싱 업소에도 줄, 옷가게에도 이들이 형성한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복역수들은 줄서는 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교도소에서는 줄서는 것이 생활화돼 있기 때문이다"
존슨의 설명이다.
전에는 교도소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세 블록이 출소자들에게 유혹의 구간이었다. 마약, 매춘, 술을 제공하는 업소들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혹의 요소는 이제 모두 사라지고 없다. 이 지역에 대한 시당국의 단속이 강화됐고 버스표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도 교도소에서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헌츠빌 경찰국에 근무하는 서전트 웨슬리 앨톰은 말한다.
모든 출소자들이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는 것은 아니다. 교도소앞에서 출소자를 기다리는 가족들도 있다. 이들 가족의 얘기는 각각 독특한 사연을 담고 있다.
교도소 건너편에서 아들의 출소를 기다리고 있는 조앤나 플레처(54)는 이런 얘기를 털어 놓는다.
"올해 37세의 아들은 맥주운반트럭에서 맥주 한 케이스를 훔쳤다가 7년을 복역했다. 내가 마지막에 면회왔을 때 그는 ‘어머니, 내 일생동안 전과자로 살아 왔지만 이제는 새롭게 출발할겁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운우드에 있는 모빌홈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플레처는 아들을 반갑게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모든 나쁜 일은 과거로 흘러갔다. 더 이상 문제될 것도 없다. 나는 아들이 부끄럽지 않다.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그가 오히려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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