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는 지난 1977년 이후 관직에 몸담지 않았다.

하지만 럼스펠드는 일반 시민으로 생활하면서도 미국의 주요정책에 크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 의해 차기 국방장관에 지명된 럼스펠드는 지난 1998년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한 위원회에서 외국 미사일위협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건설에 대한 클린턴 대통령의 미온적인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환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럼스펠드가 현재 주도하고 있는 우주공간에서의 미국안보문제를 다루는 위원회는 다른 국가의 공격으로 부터 미국의 인공위성을 보호하는 것을 더욱 현실적인 이슈로 부각시켰다.

부시는 "럼스펠드가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의 현실을 이해시킬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럼스펠드가 상원에서 인준을 받는데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닉슨과 포드 행정부에 몸담았던 럼스펠드가 우주전략 방위구상 즉, 스타워즈 계획을 신봉하고 있는 강경파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화학무기 금지를 골자로 한 지난 1997년 국제죠약에 반대했다. 이 조약에는 러시아와 이란도 조인했다. 하지만 럼스펠드는 불량국가들이 이 조약을 위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럼스펠드는 1998년 보고서에서 탄도 미사일의 위협가능성을 과장했다"
군비제한 옹호단체 리버블 월드 위원회의 존 아이잭은 말한다.

하지만 의회 강경파가 온건파를 설득시킬 수 있다면 럼스펠드는 차기 행정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주위에서는 럼스펠드를 타고 난 리더라고 평한다.

대결구도에서도 화합을 도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예로 미사일 위협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한 위원회에는 소속위원 아홉 명 가운데 세 명이 국가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결론에 도달했다.

"럼스펠드는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협상을 할 ㄸ도 훌륭한 공정성을 견지한다. 럼스펠드는 반대입장의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의견이 존중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빌 슈나이더의 설명이다.

올해 68세의 럼스펠드는 또 부시 행정부내에서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콜린 파웰과 견제 및 균형을 이룰 관록과 저력있는 소수의 중진 가운데 한 사람이다.

포드 대통령시절 최연소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럼스펠드는 당시 헨리 키신저가 소련과의 제 2차 전략무기 제한회담(SALT II)을 강력히 추진할 때 여기에 제동을 걸었었다.

설사 럼스펠드가 새로 출범하는 부시 행정부의 각료회의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는 부시에게 개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남다른 잇점을 갖고 있다.

럼스펠드는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거대한 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목장주로 역시 텍사스의 목장주인 부시와 말이 잘 통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