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역대 최강 디펜스(?)
수퍼보울 챔피언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철벽 디펜스는 역시 볼만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수비전은 재미없다"는 의견이 사방에서 들끓었지만 지난 주말 수퍼보울은 경기 자체로도 풋볼의 ‘기본’과 작전싸움의 묘미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왜 전문가들이 "챔피언십은 수비로 이기는 것"이라고 말하는지 알만했다.
레이븐스 디펜스의 위력은 암만 비디오 테입을 틀어놓고 분석해 봐야 알 수 없는 모양이다. 다들 직접 한번 부딛혀보고 난 뒤에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날 코인토스에서 이긴 뉴욕 자이언츠가 선공의 불운을 택했을까.
전진을 못하고 공격권을 넘겨줄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자이언츠는 킥오프를 하고 먼저 수비에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욕심에 먼저 공격권을 잡았다가 초반부터 밀리는 싸움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자이언츠는 첫 3번 공격을 21, 13, 그리고 엔드존을 바로 등진 1야드 라인에서 시작했다. 갈길이 항상 멀었고 실수만 했다하면 레이븐스의 공격이 자이언츠의 문턱에서 시작되는 불안한 스타팅 포인트였다. 반면 레이븐스는 자이언츠 오펜스를 틀어막으며 야금야금 적진을 파고 들었다. 공수전환만 되면 필드 포지션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37야드라인, 2번째는 해프라인을 눈앞에 둔 49야드라인, 이어 3번째 공격권을 잡았을 때는 자이언츠의 엔드존까지가 41야드에 불과했다.
레이븐스는 설사 턴오버를 범해도 적이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별 부담없이 오펜스를 펼칠 수 있었고, 곧 자이언츠 디펜스의 중앙을 과감하게 뚫는 38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선취점을 올렸다. 따라서 자이언츠가 이날 완패한 첫 이유는 필드 포지션 싸움에서 밀린 것이었다.
레이븐스 디펜스는 또 자이언츠 리시버들의 러닝패턴을 꿰뚫고 있는 듯 했다. 아마니 투머와 아이크 힐리어드의 ‘더블무브(Double Move·방향을 2번 바꾸는 패턴)’가 전혀 통하지 않았고, 오클랜드 레이더스 스타일의 숏패스는 라인배커 레이 루이스등 ‘프론트 7’의 손에 걸리기 일쑤였다. 포지션 싸움에서 밀리던 끝 추격전의 부담을 안게된 자이언츠 쿼터백 케리 콜린스는 결국 무리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4차례 인터셉션을 던지고 말았다.
수비전이 펼쳐져도 스페셜팀 플레이가 양쪽 엔드존에서 번쩍거린 3쿼터에는 불과 36초만에 터치다운 3개가 터지며 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자이언츠의 론 딕슨이 97야드 킥오프리턴 터치다운을 폭발시켜 허덕이던 동료들의 사기에 활력을 불어넣은지 불과 17초만에 레이븐스의 저메인 루이스가 84야드 킥오프리턴 터치다운으로 받아치며 가차없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었다.
올 수퍼보울은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 놓는 스페셜팀 플레이의 진가까지 보여준 풋볼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결승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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