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렸던 제7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예견됐던 대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에린 브로코비치’의 주연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33)의 이번 수상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여우주연상 수상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그는 여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영화 한편 출연 당 몸값이 2,000만달러로 치솟았다. 또 주연한 영화의 흥행실적이 10억달러가 넘는 첫 여배우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개월간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개봉했다 하면 만원사례를 이루며 연속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이제는 그녀에게 인색했던 비평가들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리처드 기어의 창녀 애인역으로 ‘아름다운 여인’(1990년 작)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한 후 비평가들로부터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스타가 된 신데렐라일 뿐"이라는 혹평을 듣고 한때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그녀는 이제 수렁을 박차고 연기력에 빛나는 스타로 세계만방에 공인된 셈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에린 브로코비치에서의 열연이 줄리아 로버츠의 숨어 있던 재능과 카리스마가 재발견되어 꽃으로 피어난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녀는 출연한 영화마다 그 시기에 요구되는 여성상을 맡은 기막힌 행운도 차지했다.
’프리티 우먼’의 따뜻한 가슴을 가진 창녀역이나 ‘적과의 동침’에서 학대받는 여인상은 90년대 초반기 베이비부머의 심금을 울렸고 터프한 여주인공역의 ‘노팅 힐’과 ‘에린 브로코비치’도 2000년대를 살아 갈 여성의 모습을 그려 내 팬들의 친밀감을 산 것이다.
초기 할리웃 여배우의 이상형이었던 주디 갈렌드나 섹스 심벌인 마릴린 먼로보다는 강하면서도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금속성 배우 마도나보다는 여성적인 역할을 맡아온 그녀에게는 그래서인지 특히 여성, 그것도 중년이상의 팬들이 많다. 시네마스코어 데이터에 따르면 줄리아 로버츠의 팬의 62%는 여성이다.
그녀도 90년대 중반에는 형편없는 연기와 말많은 사생활로 하마터면 나락으로 주저앉을 뻔했다. 맡은 역마다 혹평이었으며 흥행 실적도 형편없었기 때문. 그러나 그는 97년 작 ‘친한 친구의 결혼식’으로 1억달러 흥행을 올리는 인기를 회복했다. 이어 ‘스텝 맘’ ‘노팅 힐’ ‘러너웨이 브라이드’가 모두 성공작으로 올랐으며 ‘에린 브로코비치’는 그를 스타덤에 확실히 올려놓게 된 것이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날 Y자형의 흰 어깨 끈의 발렌티노 드레스를 입고 나와 그 큰 입을 있는대로 벌리며 "온 세계를 사랑해요, 고마워요 여러분"하고 감격적인 수상소감을 토해냈다.
▲발렌티노 작품인 드레스로 성장한 줄리아 로버츠가 애인 밴저민 브래트와 시상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줄리아 로버츠를 최고 여배우로 올린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한 장면. 왼쪽은 그녀의 상사 변호사로 분한 앨버트 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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