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개봉 첫주말 이틀간서울관객 22만3천명(전국 58만명)을 동원하며 초반흥행에 불을 뿜자 영화가의 시선은 단연「공동경비구역 JSA」가 세운 흥행신기록 경신 여부에 쏠렸다.
물론 지난달 31일 개봉한 만큼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장기흥행 여부를 점치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초반 인기몰이가 워낙 기세등등해 한국영화사에새로운 기록을 남길지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흥행 신기록 수립 여부를 둘러싸고 영화계에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쪽에서는 무엇보다 이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 사고 있다.
1970-90년대 교복 상의단추를 한두개쯤 풀어헤치고 가방은 옆구리에 찬 채 학교와 뒷골목을 오간 고교 동창생 `친구’ 네명의 엇갈린 인생행로를 잘 짜여진 한편의드라마로 담아내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화초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흑백영화같은 스크린 풍경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평가도 있다.
여기에다 `잘생긴’ 장동건과 `투박한’ 유오성의 연기가 탄탄하게 받쳐줌으로써남성관객은 물론 예상치 않게 여성관객들로부터도 크게 호평받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영화의 작품성과는 무관한 외적인 요인을 들어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기록을 깨기에 힘이 부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앞서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운 「공동경비구역 JSA」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받아 중.고생 등 청소년층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었던데 반해 「친구」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또 흥행을 좌우하는 배급의 힘이 달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로서는 이영화가 영화사상 최다 극장인 서울 41개 극장, 62개 스크린(전국 117개 극장, 160개스크린)을 확보한 가운데 세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배급을 맡은 코리아 픽처스는 배급강자인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와 달리 「친구」에 뒤이어 극장에 풀 작품여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후속타에 대한 기대감이 엷어질 경우 극장측에서 `괜찮은’ 외국영화나 새로 관심을 끄는 한국영화가 충무로에 유입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친구」를 계속 상영하기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계 인사들은 "일단 작품성이 올들어 개봉한 영화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만큼흥행가도를 달리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또한 당분간은 극장가가 비수기인 만큼 마땅히 대적할만한 작품이 없어 신기록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보이나 중.고생이 볼 수 없는 등의 한계도 있어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영화평론가 강한섭(서울예술대 교수)씨는 "올들어 괜찮은 한국영화가 드물었고외국영화의 강세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 개봉한 영화란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남북 화해분위기와 맞물린 「공동경비구역...」과달리 이 영화는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지 않아 `대박’을 터뜨릴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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