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마술사들, 대박 꿈 안고 도박도시로 몰려
영화배우가 되려면 할리웃으로, 작가가 되려면 뉴욕으로, 화가가 되려면 프랑스 파리로 가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마술사로서 출세하려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해답은 라스베가스다.
라스베가스는 도박의 도시일뿐 아니라 세계마술의 수도이기도 하다.
마술계의 살아있는 전설 데이빗 카퍼필드의 전용 마술창고 및 박물관이 이곳에 있고, 펜 & 텔러 역시 라스베가스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또, 대부분의 유명 마술사들이 라스베가스에서 정기 마술공연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마술업계의 선두적 잡지인 ‘매직’도 이곳에서 발행되고 있고 매스터 마술가들을 위한 세계유일의 마술학교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다. 또한, 한 세트에 무려 10만달러씩 소요되는 거대한 착시장치들을 제작하는 전문자들도 대부분 라스베가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술이 세상의 많은 유명도시들을 제쳐두고 유독 라스베가스에서 연예산업의 주 장르로 자리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설명은 다양하다.
이와 관련, MGM 미라지 호텔 부사장 앨런 펠드맨은 이렇게 진단한다.
"라스베가스는 사람들이 현실세계에서 도피처로 찾아온 환상 그 자체다. 방문객들은 마음에 놀랄 준비를 하고 라스베가스를 찾는다"
이런 다소 철학적 분석 외에도, 라스베가스가 마술의 중심지가 되기까지는 다음의 몇 가지 현실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펠드만에 따르면, 마술의 특성상 대규모 마술쇼에 필요한 장치들은 순회공연에 동원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대규모 마술세트는 특정 마술용도로 제작된 공연장 안에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스베가스에 마술이 출현한 것은 수 십년전의 일이다.
각급 호텔들이 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0내지 15분짜리 마술쇼를 삽입하기 시작한 것이 그 효시가 되었다. 지그프리드 & 로이와 버튼도 TV를 통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전까지, 수년간 로컬 마술쇼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연예업계 종사자들은 오랫동안 연예산업의 매력적인 한 분야로서의 마술의 잠재성에 주목해 왔다.
시공을 초월한 마술의 보편적 호소력, 다시 말하면 경제, 문화, 언어, 나이 장벽을 뛰어넘는 마술의 보편성을 간파했던 것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연중 관광객들이 몰리는 라스베가스 같은 도시에서 마술이 갖는 매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마술은 특히 1990년대 들어서 폭발적으로 번성하기 시작했다. 마술사들이 상상을 초월한 소재들을 개발하여 저마다 특장을 살려 나갔고,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마술쇼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지그프리드 & 로이는 레이저 광선과 백호들을 사용한 스펙터클 마술을, 버튼은 보다 고전적인 마술을, 그리고 맥 킹은 코메디 성향의 마술들을 특화시켰다. 나아가서, 금세기 최고의 마술사로 꼽히는 데이빗 카퍼필드는 관객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기상천외한 일련의 마술들을 선보임으로써 마술의 경지를 한단계 끌어 올렸다.
라스베가스의 마술사들은 베테런이나 신진들을 막론하고 자신만의 전용 쇼룸을 갖는 것이 소원이다.
요즘에도 라스베가스에는 마술가로서의 입신을 꿈꾸는 마술사 신예들이 몰려든다. 신진 마술가들은 먼저 자신들의 마술 비디오를 제작하여 연예관계자들에게 배포한다. 이렇게 해서 전속 마술가로 채용되는 것이 성공의 정통코스다.
얼마 전 라스베가스를 찾은 마술사 모건 스트리블러는 자신의 최고특장 마술을 담은 12분짜리 마술비디오를 제작했다.
그는 비디오 제작을 위해 프림 카지노의 스테이지를 임대한 후, 4만달러를 들여 각종 마술장치를 설치했다. 그 중 한 장면에서는 거대한 바늘이 그의 아내의 가슴을 관통하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스트리블러가 철판을 그대로 뚫고 지나간다. 그는 마술예약 에이전트들과 연예산업 담당자들이 자신의 마술비디오에 관심을 보이기만 바라고 있다.
라스베가스의 연예담당자들은 전속 마술사를 선발할 때, 한꺼번에 150여개의 마술 테이프를 비교 검토한다고 알려진다.
라스베가스에는 최근들어 성적 충동을 가미한 마술도 성행하고 있다.
’퍼스트 레이디 오브 매직’의 배꼽춤 마술이라든가, ‘쇼걸스 오브 매직’이라는 심야 카바레에서 펼치는 토프리스 마술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마술이 그 자체적인 매력을 무기로 라스베가스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로컬 연예산업의 일부로 자리잡았다면, 마술가들은 풍부한 일자리를 찾아서 라스베가스로 모여들었다. 이 세상에서 라스베가스 만큼 많은 마술관련 고용인력을 창출하는 도시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호텔의 각종 스트립 쇼는 물론이고, 라운지나 레스토랑, 그리고 연중 개최되는 각종 켄벤션과 트레이드 쇼장에서도 어김없이 마술쇼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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