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 농민, 주지사의 청소년 관련법안 맹비난
땅콩과 목화의 고장 조지아주의 시골에서는 십대들이 일찍부터 운전을 시작한다.
법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십대들은 운전대 너머로 앞을 내다볼 수 있을 때부터 벌써 차를 몰고 다닌다.
조지아주의 청소년들이 운전을 시작하는 평균연령은 14세.
이곳 십대들이 그토록 일찍부터 운전을 시작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활스타일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일손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농촌에서는, 농작물을 운반하고 생필품을 조달하기 위해 자녀들의 차량운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로이 바니스 조지아 주지사가 말썽많은 운전연령 상향안을 발의했다.
이 발의안은 법적 운전연령을 현행 16세에 17세로 높이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십대들의 교통사고율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실 하에서 나온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이 발의안은 바니스 주지사가 여지껏 제기한 것들 중 가장 인기없는 법안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다고 주지사의 발의안이 아직 사장된 것은 아니며, 주 상원위원회는 이 발의안에 동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하원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하원에서는 그동안 의회에서 승승장구해 온 바니스 주지사가 이번에는 발목을 잡힐 것으로 보는 분위기 우세하다.
바니스 주지사는 지난 3년간 교육, 교통,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조지아주 주기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발의안에서 연전연승했다.
그러나, 법적 운전연령 상향조정안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예민한 사안이다. 이는 또,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조지아 주의 분열된 성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지사 발의안에 따르면, 18개 카운티에서 17세 이하 운전자들은 학습운전자로 분류되며, 이들은 21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동석할때만 운전이 허용된다. 또, 18세 이하 운전자는 밤 10시 이후에는 운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와 관련, 바니스 주지사는 "십대들의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교통사고 급증의 한 원인은 애틀랜타 도심이 급속히 인근 교외지역으로 팽창하는 스프롤 현상에 있다.
지난해 애틀랜타 교외지역에서는 19명의 16세 운전자들이 사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 1999년에는 이 지역 18세 이하 운전자 중 20% 이상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에 연루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들과 마찬가지로 조지아 주에서도 십대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일반 성인운전자 치사율의 3배를 웃돈다.
도심 스프롤 현상에 편승하여 애틀랜타 인근의 인구밀도와 교통량은 지난 5년간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새로 조성된 교외지역 도로주변의 보행자 통행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 결과, 미전역에서 보행자 사망비율이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애틀랜타 교외지역에는 반대로 높아지고 있다.
인구밀도와 교통량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 지역에서는 도로상의 위험이 도심생활의 위험보다 더 높아지는 수준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가 미국 남동부 주들의 전반적인 높은 교통사고율의 원인과 대동소이 하다고 말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타운간의 거리가 더 멀고 도로에 커브길이 많으며, 정규운전코스를 거치지 않은 미숙련 운전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젊은 운전자들 사이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경향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골지역 출신의원들은 자신들이 바니스 주지사의 발의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조지아는 뉴욕시를 제외하고는 운전연령이 하나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내에서 서로 다른 유일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뉴욕시에서는 최소 운전연령이 18세지만, 교외지역을 포함한 나머지 주 전체에서는 그보다 더 낮다.
이들은 또, 애틀랜타 교외 시골지역의 생활은 도심의 생활과는 현격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시 서비스도 없고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도심의 생활기준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시골지역에서는 16세의 나이가 모든 면에서 독립성을 쟁취하는 통관의례와 같은 시기라고 말한다.
많은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운전연령의 제한보다는 운전면허 졸업제도가 십대운전자들의 사고방지에 더 실효성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를 높이는 것 보다는, 실제 운전과정에서 유경험자의 감독을 받는 운전실습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이미 1994년부터 미국내 9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주에서 실시되었다. 운전면허 졸업제란 십대들이 운전을 시작한지 첫 1-2년 동안 운전시간과 승객수에 제한을 가하는 제도다.
조지아주는 97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으나, 그 내용은 다른 주들의 그것에 비해 매우 완화된 것이다. 십대들에게 새벽 1시까지 운전을 허용되고, 승객을 3명까지 태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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