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트리 클럽 성차별소송이긴 여성골퍼들 후유증
미국에서, 그것도 골프장에서 남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으리라.
6년전 메사추세츠와 뉴햄프셔 접경지대에 있는 하버힐 컨트리 클럽에서는 9명의 여성회원들이 골프장을 상대로 성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은 하나같이 소송에서 승리한 후 심각한 대가를 치루고 있다.
린다 레텐드리는 소송으로 인해 가정이 깨지게 되었다. 부동산 브로커인 로나 킴볼은 소송 이후 비즈니스가 망했고, 베테런 골퍼 카렌 리처드슨은 하버힐 컨트리 클럽에서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보스턴의 배심원단은 17개월 전에 나온 기념비적 판결에서, 하버힐 컨트리 클럽이 원고여성들에게 성차별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90만달러를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배심원단은 또, 골프장측에게 여성들에 대한 정규회원권의 발행요건을 완화하고, 여성골퍼들에게 주말오전 시간을 개방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원고측 여성들은 법원에서 완전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다.
이들 여성은 소송 이후 동료 골프장 회원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마치 불량회원 취급을 받아 왔다고 주장한다. 골프장의 오랜 전통과 현상유지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조롱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버힐 클럽 이사회 모임에서는, 원고측 여성들이 돈을 노리고 골프장을 파괴하려는 사기꾼들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마저 쏟아져 나왔다. 또, 주간골프 토너먼트 참가 리스트에서 원고측 여성들의 남편들의 이름이 삭제되는 일까지 생겼다. 뿐만 아니라, 네 명이 한 조를 이루는 포섬 경기에서 원고측 여성이나 그들의 남편이 포함됐을 경우, 나머지 세 명이 플레이를 취소하고 골프장을 떠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원고인단 중 한 명인 레텐드리는 성차별 소송으로 인해 19년간 지속된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치명타를 맞았다.
성차별 소송을 제기할 때 남편과 한마디도 상의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도 처음에는 그녀의 취지에 동조하는 듯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주위의 시선이 냉담해지자 남편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레텐드리는 현재, 재판승소로 받은 배상금 중 자신의 몫인 27만 8,600달러를 남편과 분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부동산 브로커인 킴볼도 소송 이후 정서적, 재정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소송이 제기된 이후 킴볼은 단골고객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골프장 회원들인 고객들이 그녀의 경쟁 부동산 브로커에게 몰려갔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 직원이던 남편도 고객들이 보험을 해지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었다.
킴볼 부부는 1999년 10월 배심원단의 판결이 나온 후 골프장에서도 철저히 외톨박이 신세가 되었다.
킴볼의 남편은 무려 46년 동안 하버힐 컨트리 클럽의 정회원이었다. 결국, 킴볼 부부는 올해 골프장 사용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원고측 여성들의 성차별 소송제기는 6년전, 클럽 이사회의 편파적인 결정에 대한 항의가 발단이 되었다.
당시, 이사회가 정회원이 되길 원하던 기존 남성회원들의 부인들의 순번을 0순위에서 끝순위로 조정한 것이 화근이었다. 또 정회원 가입비도 기존의 1,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신디 존슨이 이런 사실을 항의하자 뒷자리의 남성회원들로부터 노골적인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존슨의 남편 짐은 그때 아내편을 들었다가 두고두고 골프장 회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원고들 중 가장 많은 34만 2,000달러의 배상금을 받은 리처드슨은 1990년 메사추세츠 골프 챔피언을 차지한 베테런급 골퍼다.
그런데, 클럽이사회는 이 소송을 빌미로 리처드슨에게 그녀가 당시 출전중이던 토너먼트에 대해 21일 자격정지를 내렸다. 이 조치는 그녀가 메이저 주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직전에 내려졌다.
하버힐 클럽의 오랜 관습에 도전한 9명의 여성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클럽내의 다른 여성회원들이었다.
원고측 여성들은 힘든 소송을 제기하면서 당연히 다른 여성회원들의 지지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지지는커녕 많은 여성들, 특히 신규 여성회원들이 원고측 여성들을 비난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에 대해, 킴볼은 참담한 심정을 토로한다.
"우리는 그들의 권리, 티 타임, 코스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싸웠다. 그러나, 다른 여성들은 도무지 게의치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원고측 여성들이 소송승리의 대가를 혹독히 치루고 있는 동안, 인근의 다른 골프장 소속 여성들이 이 소송으로 인한 혜택을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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